[靑, 헌법재판관 2명 지명]헌법재판관 후보에 이미선-문형배
문 후보자는 진보 성향 법관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창원지법 진주지원장을 거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했다. 이 후보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면서 노동 분야 사건 연구보고서를 많이 썼다. 이후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후보자들이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청년세대, 사회적 약자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이 되면 이은애(53·19기), 이선애 재판관(52·21기)을 포함해 헌재 사상 처음으로 재판관 전체 9명 중 3명이 여성이 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여성 재판관이 2명이 됐고, 6개월 만에 다시 3명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1988년 출범한 헌재가 31년 만에 처음 ‘여성 트로이카’ 시대를 맞게 된다. 2003년 첫 여성 재판관이 배출된 지 16년 만이다. 김 대변인은 “헌법기관의 여성 비율이 30%를 초과하는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임명되면 전효숙, 이정미, 이선애, 이은애 재판관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 여성 재판관이 된다.
대법원은 2018년 김소영, 박정화, 민유숙, 노정희 등 여성 대법관 4명이 동시에 근무한 적이 있다. 대법원엔 1명의 대법원장과 13명의 대법관(법원행정처장 포함)이 있다. 여성 대법관이 4명일 때 전체 중 여성 비율은 28.6%였다. 이 후보자가 임명되면 헌재의 여성 재판관 비율은 33.3%가 된다.
법조계에선 여성 재판관의 증가가 낙태죄 위헌 여부 등 여성과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헌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온다. 헌재는 2012년 낙태죄에 대해 헌법재판관 4명 합헌 대 4명 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 두 번째 40대…‘서열 파괴와 다양성의 상징’
이 후보자는 재판관 중 현재 사법연수원 기수가 가장 낮고 나이가 어린 김기영 재판관(51·22기)보다 나이는 두 살 어리고, 연수원 기수는 4기수 아래다. 이 후보자는 2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실감이 안 난다. 얼떨떨하다”며 “나이도 제일 어리고 기수도 낮은 점은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헌재에 합류하면 재판관 9명 중 60대는 2명, 50대는 6명, 40대는 1명으로 바뀌게 된다. 또 서울대 법대 출신 위주 재판관 구성에도 변화가 생긴다. 부산대 법대 출신인 이 후보자가 임명되면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한 이영진 재판관과 함께 비서울대 출신 재판관이 2명으로 늘어난다.
○ 재판관 9명 중 8명, 문 대통령이 임명
문 후보자는 법원 내에서 진보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그가 이 후보자와 함께 임명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명했던 보수 성향의 서기석, 조용호 재판관을 여성과 진보 성향 재판관이 대체하는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 추천으로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이선애 재판관을 제외하곤 문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는 재판관이 전체 9명 중 8명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이호재 hoho@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