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정보국장과 악수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방한한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장(DNI)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미국 17개 정보기관을 관할하는 국가정보국장이 방한한 것은 2년 10개월 만이다. 코츠 국장은 이날 문 대통령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을 만나 북한 동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한미 공조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제공
○ ‘북핵 협상 회의론자’ 美 정보수장, 文 대통령 만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장은 한미 양국 간 현안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밝혔다.
코츠 국장은 이날 하루 종일 서울에서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을 연쇄 접촉했다. 오전 국가정보원을 찾아 서훈 원장을 만났고 청와대에 이어 주한 미대사관을 들른 뒤 주한 미군 관계자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코츠 국장은 오후 8시경 숙소인 서울 중구 신라호텔로 돌아오는 모습이 동아일보 취재진에 포착됐지만 경호원에 둘러싸인 채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들어갔다.
DNI 국장 방한은 2016년 5월 전임 제임스 클래퍼 국장 방문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하노이 결렬 이후 한국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 최고위급 인사이기도 하다.
코츠 국장의 방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달라진 대북 인식을 반영한다는 시각도 있다. 코츠 국장은 하노이 회담을 앞둔 1월 29일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언을 수정한 적이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최상이다. 정보기관 사람들은 순진하다. 학교나 다시 다니라”고 했다. 그랬던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노딜 이후 정보기관 관계자 중 가장 먼저 코츠 국장을 한국에 보낸 것이다.
○ “B-52 전개는 美의 저강도 경고”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최선희 부상을 통해 ‘대화 중단과 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을 밝힌 상황에서 B-52가 전개된 것은 무게감이 다르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저강도로 대북 군사압박을 지속하겠다는 뜻”이라며 “북한이 발표할 ‘행동 계획’에 따라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등 미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황인찬 hic@donga.com·유근형·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