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투 건강 핫클릭]수면무호흡증 치료 심장-뇌질환 발생 확률 2배 높아… 코골이 심하고 비만인 경우 위험 10만 원대로 수면다원검사 가능
1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건강 토크쇼 ‘톡투 수면무호흡증’ 행사에선 시민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각종 궁금증을 풀어줬다. 왼쪽부터 동아일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신홍범 대한수면의학회 보험이사, 김지현 대한수면학회 홍보이사, 방송인 샘 해밍턴 씨.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자다가 숨을 제대로 못 쉰다고 아내가 걱정을 많이 합니다. 수술을 해야 하나요?”
경기 부천시에 사는 김모 씨(67)는 평균 8시간 이상 자도 아침에 개운하지 않다. 숨이 멎은 줄 알고 아내가 깜짝 놀라 깨운 적도 여러 번이다. 김 씨는 “수면무호흡증이 심해지면 돌연사할 수 있다는 친구 말에 덜컥 겁이 났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국의 성인 5명 중 1명은 수면무호흡증 증상이 있다. 전 세계 인구 중 약 1억 명이 수면무호흡증이나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앓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이 중 90%는 증상을 가볍게 여겨 방치한다.
동아일보는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1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건강 토크쇼 ‘톡투 수면무호흡증’을 열었다. 대한수면학회 홍보이사인 김지현 단국대 의대 신경과 교수와 대한수면의학회 보험이사인 신홍범 코슬립수면의원 원장이 강연자로 나섰다. 이날 행사는 200여 명이 넘는 참가자가 몰려 일부가 자리에 앉지 못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았다.
수면무호흡증은 신체적 문제뿐 아니라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와 운전 중 사고와 같은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7시간을 자더라도 3, 4시간 잔 것과 같다. 잠이 부족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계속 방치할 경우 치매로 발전할 위험도 있다.
신홍범 원장은 “자다가 숨이 막히면 혈압이 급격하게 오른다”며 “자칫 뇌에 실핏줄이 터지면 뇌중풍(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심장·뇌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일반인보다 2배나 높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은 비만과도 관련이 있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잠이 부족하면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 분비가 활성화된다.
수면무호흡증은 개인 문제를 넘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지현 교수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교통사고를 낼 확률이 6∼10배가량 높다”고 말했다.
○ 이럴 때는 수면무호흡증 의심해 봐야
오래 잤는데도 개운하지 않거나 기억력이 급격히 떨어진 경우, 낮 졸음이 심한 경우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대개 △코골이가 심하거나 △목둘레가 두껍고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일 때 수면무호흡증을 겪을 확률이 높다. 남자는 30∼50대에, 여성은 50대 중후반에 수면무호흡증이 빈번히 나타난다.
양압기 사용 부담도 크게 줄었다. 건강보험 적용 전에는 적게는 50만∼60만 원, 많게는 200만∼300만 원을 주고 양압기를 사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매달 1만∼2만 원만 내면 대여해 쓸 수 있다.
○ 비만이면 발생 확률 4배 높아
이날 건강 토크쇼에는 수면무호흡증 검사 및 치료 경험이 있는 방송인 샘 해밍턴 씨가 참여했다. 그는 글로벌 수면전문기업의 수면질환 캠페인 홍보대사다.
해밍턴 씨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뒤 현재 운동과 양압기 치료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을 관리하고 있다”며 “처음 일주일은 양압기 착용이 쉽지 않았는데, 잘 적응하고 꾸준히 치료하면서 코골이, 무호흡 증상이 모두 좋아졌다”고 말했다.
양압기 치료 외에 수술 치료를 권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수술의 경우 재발하기 쉽고, 고령층은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부담을 안아야 한다. 비만인 경우 수면무호흡증 발생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4배가량 높은 만큼 체중을 줄이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