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합의 나흘째지만 의총 등 추인 절차 없이 침묵 한국당 반발·내부 불만 표출 등 우려하는듯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 News1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제도 개편안 초안을 마련한 지 21일로 나흘이 지났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침묵을 지속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평소라면 의원총회를 열고 합의 사안을 설명하는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을 여당은 지난 나흘간 야 3당의 상황만을 예의주시할 뿐, 별다른 당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제1야당인 한국당이 선거제 개편에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여당이 목소리를 내면 반발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반응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봤다.
실제로 정가에서는 원내 제1정당인 여당이 지역구 의석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선거제도 개편안’을 처리하려는 것은 공수처법 등 개혁입법의 처리를 위한 타협으로 읽히고 있다.
지난 19일 현근택 민주당 상근부대변인도 한 TV프로에 출연해 ‘선거제만이라도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데 동의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동의 안 된다”고 답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조금씩 감지되는 불만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 의석이 28석이나 줄어드는 만큼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안감이나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원내 제1정당인 여당에서부터 단일대오가 흐트러지는 모습이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당내 의원들이 줄어든 지역구를 둘러싸고 사분오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체 소속 의원 중 50%를 웃돌아 ‘당내 최대 계파’로 불리는 초선 의원들은 재선을 위한 지역구가 줄어들게 돼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반대로 다선 의원들은 지역구를 빌미로 ‘물갈이론’이 대두될까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한 민주당 의원은 “당장 함께 의정 활동을 했던 동료와 경선을 해야 할 수도 있는데 달가울 리 있겠느냐”면서도 “불만이 없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문제를 대놓고 제기할 수도 없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당이 너무 조용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선거제도 개편 합의가 의원들의 생사여탈이 달린 문제인 만큼 한번 불만이 제기되면 이를 둘러싼 문제 제기가 봇물 터지듯 쏟아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합의에 참여했던 바른미래당이 ‘분당’ 수준의 내홍을 겪고 있고, 민주평화당도 ‘조건부 추인’을 겨우 이뤄내는 등 ‘패스트트랙 열차’의 출발이 늘어지면서 여당 내 잠잠했던 불만들이 하나둘 표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