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1시 45분 서울 모 대학 학생회관의 한 화장실. 변기 칸 안에 있던 모 대학 학생 A 씨의 코끝에 낯선 냄새가 스쳤다. 여자화장실에서 날 것 같지 않은 ‘아저씨 냄새’였다. 이상하게 여긴 A 씨는 화장실 칸 밖으로 나왔다. ‘고장’이라고 쓰인 안내문이 붙은 옆칸 문 아래로 발끝이 살짝 보였다. 고장 난 칸에 사람이 있는 것을 수상히 여긴 A 씨가 노크를 하자 발이 안쪽으로 사라졌다.
A 씨는 다른 학생들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 이때를 틈타 한 남성이 화장실을 뛰쳐나왔다. 김모 씨(50)였다. 도망치려는 김 씨를 A 씨가 붙잡았다. 김 씨가 이를 뿌리치면서 둘은 복도에 함께 넘어졌다. 김 씨는 다시 일어나 학생회관 밖으로 달아났지만 가방과 외투를 미처 챙기지 못했다.
경찰은 김 씨가 떨어뜨린 가방에서 필로폰으로 추정되는 물질 1g과 빈 주사기 1개를 발견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