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 인터뷰녹화에서 "공화당과 나라에 해 끼쳤다" 전쟁영웅 아니란 말도 반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이미 고인이 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 공화당. 애리조나주)에 대한 비방과 폄훼발언으로 공화당의원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그는 20일 오하이오주 행사에 이어서 21일에도 폭스 계열사와의 인터뷰 녹화에서 또 매케인을 비난했다.
뇌암으로 사망한지 7개월이나 지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제발 좀 그만하라는 공화당 내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폭스 비즈니스네트워크의 “ 모닝 위드 마리아”( Mornings With Maria) 인터뷰에서 “나는 매케인의 팬이 아니다”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오바마 케어를 폐기하려는 자신에 반대했던 일을 거론하며 “그는 정말 끔찍한 짓을 했다. 그가 한 짓은 공화당게게나 국가에게, 더 훌륭한 건강보험법을 가질 수도 있었던 환자들에게 정말 좋지 않은 짓이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매케인을 비판한 것은 언론인들이 질문을 했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언론에 돌렸다.
그는 이어 “매케인은 가짜, 허위 서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매케인 전 의원이 자신의 러시아 내통 의혹이 담긴 영국 정보요원의 첩보 문건을 유출했다는 켄 스타 전 특별검사의 주장을 언급한 것이다.
매케인 전 의원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미 정계에서 초당적 존경을 받아온 인물이다. 할아버지, 아버지, 본인까지 3대가 해군 출신으로, 베트남전 참전 이후 장기간 포로생활을 하며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비난은 공화당 내부에서도 논란을 빚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니 아이작슨 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매케인 전 의원 비난 발언에 대해 “개탄스럽다”고 평가했다. 2020년 대선 과정에서 그를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 역시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이 왜 영웅적이고, 용감하고, 애국적이고, 고결하며,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헌신적이며, 가족과 국가와 신에 대한 의무로 살아왔던 나의 벗 매케인 같은 사람을 폄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 등 다른 공화당원들은 직접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신 매케인 전 의원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하는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한 거부감을 우회 표출했다.
21일에도 조니 에른스트 아이오와주 상원의원, 해군 네이비실 출신의 댄 크렌쇼 텍사스주 상원의원 등 2명이 “트럼프는 그런 발언을 제발 그만하라”고 비난하는 대열에 합류했다.
데모인 레지스터 지가 보도한 에른스트 의원의 말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정말 싫고, 동의할 수 없다. 매케인 의원은 나의 절친이었다. 대통령은 정말 그런 짓을 그만둬야 한다”였다.
크렌쇼 의원도 “ 대통령님, 제발 매케인의원에 대한 발언은 이제 그만 좀 하시오”라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트럼프는 매케인의 장례식도 공군의 시신 운구계획에 서명을 해주는 등 자신이 도와줬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못들었다는 등 험담을 계속했고, 반응이 점점 험악해지자 나중에는 매케인에 대한 자기 의견에 모든 공화당원들이 동조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마지못해 인정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좋아한다. 나는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하이오주 행사에 함께 참가했던 밋 롬니와 롭 포트먼 의원등 점점 더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의 공공연한 험담에 분개하고 있어서, 이 문제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내부의 파열음을 가져올 불씨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