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사이언스/아이리스 고틀립 지음·김아림 옮김/152쪽·1만5800원·까치
“인간은 유전적으로 포도와도 24% 비슷할 뿐 아니라 빵을 만드는 효모와도 18%는 비슷하다” 같은 정보가 깔끔한 그림으로 표현돼 눈길을 끈다. 숲속 어둡고 조용한 곳에서 잘 자라는 고사리는 ‘내성적인 사람’에 비유했다.
‘팔에 난 털은 왜 1m까지 자라지 않는지’ 같은 주제에서 알 수 있듯 생명과학, 지구과학, 물리 등 분야별로 흥미를 당길 만한 소재를 다뤘다. 통념과 다른 포인트도 잡아냈다. 나무를 이루는 물질은 뿌리를 박고 있는 땅 밑의 흙과 물의 도움이 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부분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수분에서 왔다고 한다.
다만 ‘즐길 수 있는 과학’을 추구한 탓인지 허술한 구석이 없진 않다. ‘꿈을 꾸는 이유’는 여러 설이 있는 데도 한 가지 주장만 소개됐다. 벌거숭이두더지쥐 그림 아래 물곰 등 완보동물의 설명을 달아놓은 건 좀 뜬금없다. 장수나 생명력이 두 동물의 공통점이어서라고 추정되지만 별다른 설명이 없기에 평범한 독자라면 벌거숭이두더지쥐가 완보동물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다. 심지어 그림으로는 모양도 얼핏 비슷해 보인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