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 전기생산 보완기술로 각광
중국 신장의 평야 지역에 설치된 풍력발전기가 석양을 배경으로 회전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온실가스 배출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역과 기상 등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들쑥날쑥하다는 게 단점이다. 여분의 에너지를 저장했다 발전량이 적을 때 쓰는 연료전지가 필요한 이유다. 작은 사진은 이종호 KIST 책임연구원팀이 자체 개발한 가로, 세로 5cm 크기의 연료전지. 위키미디어점·KIST 제공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려는 정부 계획이 과연 현실적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지형 특성상 태양광, 풍력 에너지가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부지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인한 사회적 갈등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기술에 대한 투자로 발전 효율을 높이고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문제는 신재생에너지원이 발전할 수 있는 때가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태양광은 낮 동안에만 발전할 수 있고 풍력은 풍량이 많을 때만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일례로 태양광 발전에 유리한 조건인 햇볕을 많이 받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통상적으로 낮 시간 동안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하는 전력이 남아돈다. 들쑥날쑥인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저장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다.
그러나 기존 상용화된 전기분해 기술과 연료전지는 반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서로 다른 장치에서 각기 다른 촉매를 사용한다.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성자전도연료전지(PCFC)의 가능성을 모색해왔다. PCFC는 한 시스템 내에서 수소 연료를 만들거나 수소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PCFC는 양성자가 가로질러 이동할 수 있는 막으로 분리된 2개의 전극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전극인 공기전극에서는 수증기와 전기에너지가 투입돼 세라믹 촉매를 통해 물 분자를 수소이온(양성자), 전자, 산소 분자로 분리한다. 이때 나온 전자는 연료전극으로 이동하며 전류를 만들어낸다. 역으로 연료전극으로 이동한 전자는 양성자와 만나 수소를 만들어낸다. 남는 전기로 수소를 만들고 이 수소를 연료전지 연료로 만들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다. 문제는 투입한 전기에너지가 수소를 만들어내는 효율이 70% 이하에 그쳤다는 점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은 최근 물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전기에너지 효율을 76%로 끌어올린 세라믹 합금 촉매를 개발하고 올 1월 국제학술지 ‘에너지 및 환경과학’에 발표했다.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진은 물 분리에 소요되는 전기에너지 효율을 98%까지 높이는 세라믹 합금 촉매를 개발하고 3월 1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소개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