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사무소 철수-핵단추’ 반발… 트럼프, 하루만에 상황관리 나서 中해운사 등 발표된 제재는 유지… 靑 “조심스럽게 기류 지켜보는중”
北-美 ‘하노이 이후’ 치열한 밀고 당기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전용 헬기 ‘마린 원’에 탑승하기 전 언론 질문을 받고 있다. 이날 그는 트위터를 통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후 북한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철수를 발표하는 등 협상 궤도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부과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가 발표했다”며 “나는 오늘 이런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가 재무부의 대북 제재를 하루 만에 철회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언론은 물론 백악관과 주무 부처 내에서도 큰 혼란을 빚었지만, ‘기존 제재는 유지되며 앞으로의 추가 제재가 없다’는 것으로 정리됐다. 외교 소식통은 “(21일 부과된) 제재는 철회되지 않으며, 중국 해운사들에 대한 제재도 유지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북-미 회담 직후) 말한 대로 미국은 이 시점에 북한에 대한 (대규모) 추가 제재는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결렬 후 한 달도 안 돼 추가 제재를 단행하고, 이와 별도의 대규모 제재 부과 계획을 거론한 것은 북한이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추가 제재 카드를 뽑아들 수 있다는 압박 사인이기도 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통해 ‘협상 중단과 핵·미사일 시험 유예 중단’ 가능성까지 내비쳤지만 “제재는 유지한다”고 확실한 선을 그은 셈. 그러면서도 백악관은 트럼프 트위터 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며 이러한 제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에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