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김소영 인스타그램
결혼 2년 만에 임신 소식을 전한 MBC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소영(32)이 심경을 밝혔다.
김소영은 2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처음 임신을 확인했을 때 자연스레 입가에 웃음은 피어났지만, 한편으론 어딘가 내 안의 기세가 뚝 끊어지는 느낌이었다”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김소영은 “결혼과 임신, 출산은 행복이라는 확신에 가득찬 말들에 비해 현대 사회에서 여성이 느껴야 할 부담에 대해서는, 모두가 적당히 모른척 한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며 “그런데 석 달 동안 아이를 품어보니, 알면서 모르는 척 했던 게 아니라 여전히 잘 알지 못했던거구나 싶다. 이렇게 숨 쉬는 것 조차 어려운지, (그 뒤 출산과 육아에 비하면) ‘고작’ 초기 입덧에 정신을 못 차리고 앓아 누울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렇지 않게 산다는 건 참 힘들었다”며 “그제야 예전에 무심코 들었던 이야기들이 실감이 갔지만 여전히, 생명의 탄생을 기뻐하기보다 주변에 폐가 될까 전전긍긍하고 남들이 모르게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 그래야 일에 피해가 가지 않는다는 생각에 몰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와 같은 여성들이 얼마나 많을까? 임신을 축복으로 여기지 못하는, 일하는 여성. 임신을 대비해 다가온 기회를 애써 포기하는 여성. 출산, 육아의 최소한을 배려받을 수 있는 직장을 고르느라 다른 것은 따져보지도 못한 여성. 나중에는 자신이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는 사실도 잊은 채, 생활에 치여 먼 훗날 아쉬움과 회한을 남기는 여성”이라고 말했다.
김소영은 “그래서, 이 문제를 잘 컨트롤해야겠다고 느꼈다. 내가 이를 악물고 지내면, 나중에 나도 모르게 우리 직원에게도 그러기를 기대할 지 모른다. 그래서 숨기지 말고 공개해야 겠다”며 “느려진 몸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하고싶은 일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보여줘야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앞으로 얼마나 신기한 일들이 벌어질까. 이제야 아이가 크고 있는 것이 실감이 가고, 조금은, 얼른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며 “앞일을 모두 예단할 수 없지만, 잘 해보자!”고 덧붙였다.
한편 김소영은 지난 2017년 MBC 아나운서 선배였던 방송인 오상진과 결혼했다. 김소영은 지난 2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게재한 영상을 통해 임신 소식을 알렸다.
김소영은 현재 방송 활동과 함께 서점을 운영 중이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