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시진핑, 유럽 순방 성공적…‘일대일로’부터 문화재 반환까지

입력 | 2019-03-25 16:23:00

이탈리아 "中 문화재 800점 반환" 약속
모나코도 "일대일로 적극 참여"
26일, 獨·EU 정상 만나 '中-유럽' 접점 모색




 중국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현대판 실크로드’ 프로젝트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의 홍보를 위해 유럽 순방에 나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성공적으로 일정을 수행하는 모습이다.

이탈리아에서 200억 유로(약 25조6500억원) 규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약 800점의 문화재를 돌려받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모나코 공국에서도 일대일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약속받았다.

24일(현지시간)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프랑스 남부 니스 공항에 도착한 시 주석은 곧바로 모나코 공국을 찾아 알베르 2세 국왕과 정상회담을 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 기술, 생태 환경, 재생 에너지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국과 모나코 관계가 “착실히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양국 관계가 나라 규모와 역사문화, 사회제도가 서로 다른 국가 간 교류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시 주석은 모나코의 적극적인 ‘일대일로’에 참여를 환영한다고 했다.

알베르 2세 국왕은 시 주석의 모나코 방문을 “역사적”이라고 평가하며 중국이 올해 건국 70주년을 맞아 각 분야 발전에서 거둔 큰 성과를 축하한다고 답했다.

앞서 23일 이탈리아에서 시 주석은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일대일로 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중국 확장 정책에 대한 서방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는 일대일로 참여를 공식화한 첫 번째 주요 7개국(G7)이 됐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기존에 발표한 트리에스테 항구 이외에도 라베나 항구, 제노바 항구, 팔레르모 항구를 중국에 개방한다. 중국은 이탈리아 4개 항구의 지분을 보유하거나, 합작 법인을 세우는 방식으로 본격적인 관리에 돌입할 예정이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성과가 이어졌다.

SCMP는 알베르토 보니솔리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와 뤄수강 중국문화여유부장(장관)이 22일 이탈리아가 소유한 중국 문화재 796점을 반환하는 내용의 협약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문화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 11월 밀라노 법원은 문화재의 소유권을 둘러싼 법적 소송에서 이들을 중국에 반환할 것을 명령했다”며 “중국인들의 유산과 정체성을 대표하는 작품을 돌려줄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반환되는 문화재에는 송 왕조 시대의 도자기와 중국 간쑤(甘肅)성 마자야오(馬家窯)촌에서 발굴된 ‘마자야오 토기’ 등이 포함됐다.

시 주석은 25일부터 프랑스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24일) 트위터에 “프랑스에 방문하는 시진핑 주석 부부를 환영한다”며 “이번 방문은 우리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프랑스는 이번 시 주석의 국빈방문 기간 원자력, 항공 우주, 청정 에너지 계획과 관련한 여러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마크롱의 한 측근은 시 주석의 방문을 두고 “세계가 크게 바뀐 게 현실”이라며 “중국은 과거와 다른 나라다. 우리는 매우 중요한 파트너를 상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AFP통신은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미국은 화웨이나 중국 업체들의 장비를 전면 금지할 것을 압박하고 있으나 유럽 국가들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응해 중국과 더 긴밀한 동반관계를 구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26일 시 주석은 파리를 찾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 등과 만나 다음 달 예정된 EU-중국 정상회의에 앞서 유럽과 중국 사이의 ‘접점’을 모색할 계획이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유럽연합(EU)이 중국 업체들의 5G 장비를 전면 금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화웨이의 위험성을 평가하고 보안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안을 찾을 예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