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석 군수, 원안위 앞 1인 시위… “주민들의 희생만 강요해선 안돼”
오규석 기장군수가 8일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수출용 신형 연구로 건설 허가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기장군 제공
2010년 7월 30일 오후 5시 40분 ‘수출용 신형 연구로’ 사업이 확정 발표된 현장에서 오규석 기장군수는 벅찬 감동을 억누르지 못하며 이렇게 말했다. 고리원자력발전소가 1978년 4월 국내 첫 상업운전을 시작한 후 기장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이 시작되는 신호탄이었다.
하지만 이런 기쁨을 전한 지 9년이 지나 기장군민이 16만 명으로 늘었는데도 아직까지 신형 연구로 사업은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그 당시 민선 5대 군수로 첫 업무를 시작한 오 군수는 무소속으로 내리 3선을 했지만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그의 열정을 정부가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음에도 그해 6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자 오 군수는 “수출용 신형 연구로가 기장군의 큰 효자다. 지역의 신성장동력은 물론 자자손손 마르지 않는 젖줄이 될 것이다. 이 시설을 불광산과 달음산 등 천혜의 자연환경 및 관광자원과 연계해 기장군이 의료와 휴양을 접목한 동북아 최고 의료복합단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연구로 종합설계를 완료하고 순탄하게 진행되던 사업은 2016년 경주, 2017년 포항 지진으로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벽에 부닥쳤다. 2017년 4월 시작한 연구로 부지 지반안정성 조사가 1년 정도 이어졌다. 올 초에는 주민설명회가 열렸고 지난달부터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건설 허가 심사 결과 보고가 진행되고 있다.
오 군수는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2017년부터 최근까지 서울 종로구 원안위 앞에서 신형 연구로 건설 허가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4차례 벌였다. 또 업무 협의 등을 위해 원안위를 비롯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을 15차례 방문해 건설 허가를 촉구했다.
기장군 관계 부서 직원들도 원안위 등 관련 기관을 12차례나 방문해 수출용 신형 연구로 건설 허가를 위해 힘을 쏟았다. 한 직원은 “정부도 이제 더 이상 희생만 강요할 게 아니라 기장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주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선물보따리를 풀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