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더 많은 신뢰 쌓여야” 지적, 제3국 시장 사업 협력엔 합의 中, 에어버스 300대 구입계약… 佛역점 해안 풍력 사업에도 투자
마크롱, 메르켈-융커 불러 시진핑과 회담 유럽을 순방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26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오른쪽부터)과 회담 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다음 달 EU와 중국의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이날 회담에서는 양측의 향후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파리=AP 뉴시스
○ 中 “美 보잉 대신 佛 에어버스”
시 주석은 이날 정상회담 후 “유럽은 다극화된 세계를 원하는 중국의 비전과 어울린다”며 중국이 구상하는 현대판 육해상 실크로드 ‘일대일로(一帶一路)’에 프랑스도 동참할 것을 노골적으로 촉구했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중국의 에어버스 항공기 300대 구입. 이날 시 주석을 따라온 중국 항공사들은 프랑스·독일·스페인 등의 합작회사인 에어버스 항공기를 무려 350억 달러(약 39조 원)어치 구매하기로 했다. 당초 중국 항공사들은 지난해 1월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180억 달러 규모로 비행기를 구매할 예정이었으나 이번에 금액이 배 가까이 늘었다.
○ 마크롱 ‘中 안을까, 내칠까’ 고민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의 요청에 “일대일로는 쌍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유럽 기업도 중국에 더 잘 진출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개선과 신뢰가 쌓여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막대한 ‘차이나 머니’를 마냥 외면할 수도 없다는 게 프랑스의 고민이다. 이날 중국은 에어버스 외에도 프랑스전력청(EDF)의 역점 사업인 해안 풍력 프로젝트를 포함해 추가로 50억 달러의 계약도 체결했다. 중국은 2015년 조류인플루엔자 발발 후 중단했던 프랑스 냉동 닭 수입을 재개했다.
중국과 프랑스는 일대일로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제3국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자국 항구를 개방한 이탈리아처럼 일대일로에 직접 참여한 건 아니지만 유럽연합(EU) 2위 경제대국인 프랑스가 관련 협력을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2025년까지 중국의 첨단제조업 기술력을 세계 선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중국제조 2025’ 전략과 프랑스 미래 공업 계획 간 접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국은 자국의 기술 패권을 위협한다며 강하게 우려하고 있는 전략이다.
중국은 각각 EU와 중남미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 및 브라질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최근 독일 연방금융감독당국과 파생상품 규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브라질 언론은 “중국이 일대일로를 중남미로 확대할 계획이며 특히 브라질의 참여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