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 두 대통령’의 베네수엘라가 다시 암흑에 갇혔다. 25일부터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한 곳곳의 전기가 끊겨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고 병원 등도 문을 닫았다. 이달 7일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정전이라고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26일 전했다.
이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27일까지 이틀간 휴업 및 휴교령을 내렸다. 주요 은행, 상점, 식당 등의 운영도 멈췄다. 정전으로 배수 펌프를 가동하지 못해 수돗물 공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무선통신 신호도 잘 잡히지 않아 거리에 나와야만 휴대폰 통화가 가능할 정도. 카라카스의 한 식당 종업원 호니 바르가스 씨는 AP통신에 “더 이상 삶도 기회도 없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번 정전은 베네수엘라 내 23개 주 중 17개 주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 당일인 25일 밤 잠시 전기 공급이 재개됐지만 곧 끊겼다. 정확한 복구 시점도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이달 초 정전 때는 총 19개 주에 전기 공급이 끊겼고 복구에 1주일이 걸렸다.
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