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채널A
실명 거론 당사자 “사실왜곡…법적대응”
4월 중 성추행 폭로 기자회견 예고
4월 중 성추행 폭로 기자회견 예고
방송인 이매리(47)가 과거 정재계 인사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들불처럼 번졌던 연예계 ‘미투’(#MeToo·나도 당했다)의 연장선상에서 이를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현재 카타르에 머물고 있는 이매리는 성추행 폭로와 관련해 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겠다며 4월 기자회견까지 예고했다. 27일 스포츠동아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그는 “뒤늦게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니다. 6년간 꾸준히 해왔다”면서 “그럼에도 (가해)당사자들의 사과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에서 “2013년 모 대학교 대학원 재학 중 홍보대학원장 A씨로부터 술시중을 강요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매리는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방송계와 정재계 인사들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내 불이익에 대해 침묵을 강요했고, 술시중을 들라 했다. 부모님 임종까지 모독했으며 상 치르고 온 사람에게 한 마디 위로 없이 ‘네가 돈 없고 TV에 안 나오면 여기에라도 잘해야지’라며 웃었다. 지금은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매리는 “A씨에 제시한 사과 기한은 아버지 기일인 7월5일까지다”며 거듭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4월 초 귀국해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일단 시민단체 정의연대 등 도와주는 분들이 계셔서 일정을 꾸준히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언론을 통해 “사실이 아니다”면서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예관계자들은 이매리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또 다른 피해 상황과 관련한 폭로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고 장자연 성접대 의혹에 대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 활동이 두 달 연장되고, 가수 정준영의 ‘몰카’ 파문이 아직 잦아들지 않고 있는 등 여성을 성적 도구와 대상으로 바라보는 남성들의 왜곡된 성의식에 대한 비판적 시선 역시 관련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