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지주사 금호산업 주총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상정 등 퇴진의사 없었지만 아시아나항공 부실 회계 충격 여파, 전 그룹사로 퍼져 심각한 유동성 위기 맞아 최종구 금융위원장 "회사와 대주주의 시장 신뢰 조치 필요" 언급도 영향 미친듯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과 관련한 책임을 지고 퇴진했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2018년 감사보고서 관련 금융시장 혼란 초래에 대한 그룹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 및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았다.
당초 29일 열리는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금호산업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돼 있었다.
또 지난 25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아시아나항공의 감사의견 ‘한정’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으로 회사와 대주주가 보다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성의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 점도 박 회장의 자진 퇴진 배경이 됐다. 최 위원장의 이같은 언급은 오너 박삼구 회장이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해 보다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현재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맞고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지배구조는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이어지는 형태다. 그룹 전체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실 회계 충격 여파가 전 그룹사로 퍼지게 된 것이다.
지난 22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연결·개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해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 의견을 받았다. 이번 사태로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공급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이번 사태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약 1조7000억원에 달하는 ABS를 조기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추가 부실이 드러나면서 아시아나의 신용등급이 기존 BBB에서 투자부적격인 BB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자동상환 요구가 들어오는 아시아나항공의 자산담보부증권(ABS)은 총 1조1000억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이 같은 위기감 속에 박 회장은 28일 밤 자진 퇴진을 결정하고,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조기 신뢰 회복을 위해 협조를 요청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