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박원순·홍종학·이해찬 회동 다음날 지시 "소상공인 자영업 핵심정책…사업 더디니 챙겨라" 제로페이, 23일 기준 전국 가맹점 수 10만8282개 이용 건수 9만525건...하루 결제액도 증가 추세로 29일 도입 100일...서울시, 각종 확산 정책 준비중 6대 편의점 참가·공무원 업무추진비 결제도 가능 법인용 도입도 임박…가맹점 20만개로 확대 목표
문재인 대통령이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에게 서울시가 추진중인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 ‘제로페이’에 대해 직접 챙기라는 지시를 처음으로 내린 사실이 28일 확인됐다.
그간 제로페이와 관련해 특별한 언급이 없었던 문 대통령이 이 같은 지시를 직접 내리면서 오는 29일로 도입(지난해 12월20일) 100일째를 맞는 제로페이 사업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의 지시가 제로페이 전국 확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8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정태호 일자리수석비서관에게 “제로페이는 소상공인 자영업 핵심정책인데 왜 이렇게 (사업 추진이) 더디냐”며 “일자리수석이 직접 챙겨라”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제로페이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제로페이의 실효성과 성공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수혜대상인 소상공업계는 물론 금융업계, 나아가 정치권까지 확산되면서 신중한 자세를 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이끌어낸 것은 지난 5일 열린 제로페이 관련 행사였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은 당시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을 찾아 나란히 제로페이 홍보활동을 펼쳤다.
이 대표는 “최근 온라인 구매가 많아지고 카드수수료가 높아지면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이 많다”며 “제로페이를 쓰면 수수료가 낮아 큰 도움이 된다. (지금은) 시범 사업이지만 전국적으로 시스템이 갖춰지면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에 공을 들여온 박 시장과 홍 장관에 이어 집권여당을 이끄는 이 대표까지 한목소리를 내면서 문 대통령도 제로페이에 전향적인 입장을 취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로페이 확산 속도가 점차 높아지는 점도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시선을 긍정적인 쪽으로 이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자치구 공무원과 투자·출연기관 직원들이 ‘복지포인트(공무원 복지 향상을 위해 매년 지급)’ 중 일부를 제로페이로 결제하고 있는 점도 제로페이 확산에 도움이 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들이 복지포인트 의무사용 할당을 채울 경우 이것만으로 연 41억원이 제로페이로 결제될 전망이다.
서울시와 용산·성동·중랑·구로구 등 일부 자치구 공무원은 구내식당 휴무일을 ‘제로페이데이’로 지정해 이날은 청사 외부에서 식사하고 제로페이를 쓰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제로페이를 더 편리하게 쓸 수 있게 각종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4월부터 국내 6대 편의점이 제로페이에 참가한다. 공무원 업무추진비도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해진다. 5월부터는 제로페이 결제시 서울시내 공공시설 할인이 적용된다. 가맹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휴대전화나 태블릿PC로도 신청이 가능해진다.
시 관계자는 문 대통령 발언을 접한 뒤 “제로페이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 부처별 제로페이 관련 과제들이 조기에 해결될 것”이라며 “시 차원에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물론 소비자도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앱 편의성 제고, 인센티브 부여 등 다양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제로페이는 결제 카운터에 비치된 제로페이 QR코드를 스마트폰 앱으로 인식해 결제금액을 입력하면 내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금액이 이체되는 모바일 직거래 결제 시스템이다. 연매출 8억원 이하의 소상공인의 경우 제로페이로 결제시 수수료가 0%가 된다. 사실상 거의 모든 영세 자영업자가 결제수수료 부담을 제로화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