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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또 손학규 저격…바람 잘 날 없는 바른미래

입력 | 2019-03-28 18:19:00

"손학규 창원 숙식 찌질하다" 후폭풍
"보궐 득표 10% 못 하면 대표 물러나야"
손학규 "대답할 가치 못 느껴" 불쾌감
29일 당 윤리위원회 소집돼 징계 논의




바른미래당이 다시 ‘집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언주 의원이 손학규 대표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윤리위에 회부됐지만, 오히려 “손 대표는 스스로에 대해 정치적 징계부터 해야한다”라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일각에선 이 의원에 대한 징계 결과가 당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손학규 대표는 자기 스스로에 대해 정치적 징계부터 해야될 것”이며 “끝까지 본인이 약속한 (득표율) 10%를 채우지 못한다면 물러나야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20일 공개된 한 인터넷 방송에서 경남 창원성산 보궐선거에서 자기 당 후보를 지원 중인 손 대표에 대해 “창원에서 숙식하고 하는 것도 정말 찌질하다, 솔직히 말해서”라며 비판했다.

그는 “(정권) 심판하는 데 힘을 보태야지 왜 여기서 몇 프로 받으려고 훼방 놓는 것밖에 안 된다”라며 “내부적으로 후보 내선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손 대표가 완전히 ‘벽창호’다. 잘못하면 아니 낸 것만 못하게 된다”라고 했다.

이에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재훈 의원이 26일 공개 석상에서 사과를 요구하고 “인격도 품위도 없는 ‘오물 투척꾼’으로 전락했는가”라며 이례적으로 소속 의원을 비판하는 당 논평이 나오는 등 논란이 일었다.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이 의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며 당 윤리위원회에 이 의원의 징계를 청원해 징계 절차도 착수된 상태다.

손학규 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다. 그는 창원 시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언주 의원 이야기에 대해선 아무런 대답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라고 했다. 반복된 질문에도 “관심이 없다. 가치가 없다”라고 했다. 불과 지난주 선거제 패스트트랙 처리를 두고 내홍을 겪었던 바른미래당이 다시 시끄러워진 양상이다.

바른미래당은 앞서 선거제 패스트트랙 처리 여부를 놓고 상당한 갈등이 표출됐다. 주로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한 지붕 두 가족’ 모습을 보이다 가까스로 중재안을 마련해 일시 봉합됐다.

하지만 이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계기로 내분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이 의원은 자신에 대해 징계 절차가 착수된 배경에는 선거제 패스트트랙 처리를 위한 ‘꼼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당 출신인 이 의원은 패스트트랙 처리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선거제) 패스트트랙 관련 당내 이견들이 있는데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 날치기하려는 분들이 꼼수를 쓰고 있다고 본다”라며 “8명과 함께 앞장서서 반대하고 있는데 손발을 묶기 위한 생각 아닌가 한다”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론 채택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이 의원이 ‘당원권 정지’ 이상 징계를 받게 돼 반대표가 줄게 되면 의석수가 29석인 바른미래당의 당론 채택에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언주 의원의 발언이 과한 부분도 있지만 윤리위원회 회부 언급이 패스트트랙 당론 표결을 염두에 둔 당내 반대 의원에 대한 당원권정지 징계를 위한 수순이 아니기를 기대한다”라며 “그런 의도가 보이면 막겠다”고 했다.

이 의원이 공개적으로 손 대표를 비판한 배경에는 당 이탈 명분을 쌓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의원은 ‘우클릭’ 행보로 한국당 입당설이 끊이지 않아왔고 지난해 11월에도 손 대표가 자신에게 ‘정체성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라’고 공개 경고하자 “저는 ‘반문’(반문재인)이다. 손 대표께서는 반문입니까, 친문(친문재인)입니까”라고 맞받아친 바 있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오는 29일 첫 회의를 소집하고 이 의원에 대한 징계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