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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의 빅데이터]도박-마약 연예인 16개월 뒤 복귀 괜찮나

입력 | 2019-03-29 03:00:00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

‘연예인’에 대한 호감도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긍정 비율이 꾸준하게 증가해왔다. 2000년대 초반 초등학생의 인기 장래희망은 과학자, 공무원, 선생님 등이었다. 최근에는 연예인, 유튜버와 같은 직업이 인기다. 예능을 통해 연예인에게 친근감을 느끼고, 연예인 ‘브이로그’같이 일상을 엿볼 수 있는 1인 미디어 방송 때문에 긍정적 인식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연예인의 수입이 막대해지고 대중문화를 이끌어 가면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위상도 높아졌다. 하지만 올해 승리의 버닝썬과 정준영의 불법 촬영 사건으로 긍정어 비율이 36.2%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연예인’ 연관 키워드를 살펴보면 평소 사람들은 연예인을 선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얼굴’, ‘몸매’ 키워드가 나타나면서 특히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다이어트’, ‘패션’, ‘데일리룩’ 키워드도 나타났다. 외모뿐만 아니라 실제 성격이나 일상 등을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아 ‘성격’, ‘인스타’와 같은 키워드가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는 ‘불법’, ‘성범죄’, ‘마약’, ‘몰카’와 같이 범죄 관련 키워드가 많이 등장한다.

‘연예인’과 논란 관련 키워드의 부정 감성어 비율을 살펴보면 ‘음주운전’이 92%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도박(85%), 마약(78%) 순이었다. 음주운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범죄지만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문제다. 인터넷에는 ‘음주운전 물의 연예인들’ 리스트와 사진이 있을 정도로 많은 연예인들이 음주운전을 저지르면서 비난의 목소리도 가장 크다. ‘도박’의 경우 2013년 불법 도박 혐의로 많은 연예인들이 한꺼번에 줄줄이 프로그램을 하차하면서 논란이 됐다. 도박은 개인적인 일탈이라는 점에서 ‘음주운전’보다는 비난의 강도가 낮지만 건전한 근로의식을 저해하고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범행으로 특히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의견이 많았다.

각종 범죄에 연루됐던 연예인들이 형식적인 자숙 기간을 거쳐 복귀하는 수순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범죄행위를 저지른 연예인들에 대한 방송 출연 금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잇따라 올라온다. 논란이 있던 연예인의 자숙 기간을 분석해보면 ‘도박’ 사건은 평균 16.7개월, ‘마약’은 16개월, ‘음주운전’은 19.2개월로 가장 길었다.

‘자숙’과 ‘필요하다’의 연관어로 ‘몇 년 반성’이 나타나는데, 최근 연예인 논란이 계속되면서 쉬운 복귀로 범죄에 대한 문제의식이 저하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게다가 복귀한 연예인들이 자신의 범죄에 대해 희화화하는 태도도 범죄 인식을 흐트러뜨린다는 의견이다.

연예인들은 대중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을 한다. 가수나 배우는 노래, 연기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그들이 만들어낸 창작물과 더불어 그 자신까지도 상품의 영역에 속하게 된다. 자숙은 사회적 형벌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상품가치를 떨어뜨린 대가이자,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최소한의 발버둥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