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러 본격 준비 시점… 러에 북-미대화 중재 요청한 듯
청와대에서 비핵화 프로세스 업무를 맡고 있는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최근 비공개로 러시아를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노이 결렬’ 이후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비핵화 대화 재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8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 차장은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북한 관련 현안과 한-러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고 귀국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 차장이) 오늘 아침 현안점검회의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25일 이후 청와대 내부 회의나 외교 일정에 참석하지 않아 방미·방중설이 제기돼 왔다.
김 차장의 러시아 방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김 위원장의 집사 격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은 19일부터 6박 7일간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뒤 25일 북한으로 돌아갔다.
김 차장은 4월 초 미국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실무협상에 참여했던 앨리슨 후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은 이날 외교부를 비공개로 방문해 북-미 회담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9·19군사합의’의 철저한 이행을 통해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 등 다양한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