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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北대사관 습격 용의자들, 동영상 찍어 자금줄에 제출”

입력 | 2019-03-29 14:27:00

용의자 홍 창 "유명한 북한인 용병"
스페인 외 국가에서 비슷한 사건 저질렀을 가능성도
현지 경찰 대사관 습격 사건 '놀란'으로 명명




스페인 경찰은 마드리드 북한대사관 침입을 주도한 이들이 자신의 범행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은 이들이 자금을 대준 단체, 혹은 사람에 증거를 제출하기 위해 이같은 자료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조사에 나섰다.

28일(현지시간) 스페인 유력 일간 엘파이스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마드리드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의 용의자들이 작은 동영상 카메라를 보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엘파이스는 또 소식통을 인용해 습격사건을 이끈 멕시코 국적의 북한 인권운동가 에이드리언 홍 창(35)이 유명한 “북한인 용병”이라고도 전했다.

현지 경찰은 북한대사관 인근에서 홍 창이 소유했던 가명으로 만들어진 이탈리아 운전면허증을 발견했다고 밝히며 그가 스페인 외 국가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26일 스페인 법원은 홍 창이 사건 직후 스페인에서 탈출해 미국으로 갔으며, 이후 연방수사국(FBI)과 연락을 취해 확보한 자료와 동영상의 공유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수사 당국은 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민감한 정보’를 찾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실무협상을 담당했던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가 2017년 9월까지 이곳에서 대사로 근무했던 것을 염두에 두고 이들은 습격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 소식통은 “홍 창 일행이 습격 당일 북한 대사관에 침입한 후 북한 외교관인 서윤석 3등서기관에게 ‘여기에 있는 것을 다 알고 있으니 문서와 파일 등을 달라’고 말했다”고 엘파이스에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소식통 역시 용의자들이 김혁철 대표와 관련한 정보를 원했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의 코드명을 뜻밖의 일에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뜻의 한국어 ‘놀란(Nollan)’이라고 짓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엘파이스는 ‘놀란’에 투입된 수사관들이 도로, 호텔, 기타 시설 등에 설치된 수천여 시간에 해당되는 폐쇄회로(CC)TV를 살펴보고, 국제적인 수사 협조를 통해 용의자 10명 중 7명의 신원을 파악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경찰은 또 습격을 당한 북한대사관 직원들을 보호 중이며, 몇 명은 마드리드 소재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