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 현장/창간 99주년]市, 과거-미래 100년 사업 일신여학교 있던 자리에 기림벽 제막-탐방로 계획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부산 동구 금성중고교 앞에 제막된 ‘동구 출신 독립운동가 29인의 기림벽’. 부산 동구 제공
100년 전 부산에서 울려 퍼진 “대한독립만세” 소리는 대한해협을 건너 일본의 심장부를 겨냥했다. 부산 동구 일신여학교에서 시작된 부산의 3·1만세운동은 동래구 만세거리와 동래시장, 북구 구포장터, 금정구 청룡동 명정학교로 들불처럼 번졌다. 역사의 현장에서는 지금도 선열의 비장했던 숨결이 느껴진다.
부산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100년을 기억하고 미래 100년을 설계’하는 사업을 펼친다. 학술행사와 문화행사, 조성 사업을 비롯한 29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독립운동가 기림벽·탐방로
가로 8.8m, 세로 1.3m 기림벽에는 김난줄 김병태 김순이 김애련 김영서 김영주 김진옥 박두천 박성해 박연이 박재혁 박정수 박정오 백신영 서영해 신정호 심순의 오재영 이갑이 이강희 이광우 장건상 정오연 최복순 최익수 최진학 최천택 한하연 허영조의 사진과 업적을 그림타일 형태로 새겼다. 이 29명은 동구 출신 독립운동가다.
동구는 이 일대에 독립운동가 탐방로도 만들기로 하고 실시설계 용역을 의뢰했다. 올해 말 완공될 탐방로에서는 독립운동가의 활약상을 디오라마(미니어처로 제작된 모형과 배경을 통해 역사적 장면을 실제 보는 것처럼 만드는 설치미술)로 재현한다. 디오라마는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 이후까지 연대기를 조성해 역사의식을 심어줄 계획이다.
100년의 물결, 함께 여는 100년
‘독립운동가가 2·8독립선언서 초안을 쓴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샌드아트(모래로 크로키처럼 그리는 기법)로 역사 속 오늘,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묻는다. 1910년대 부산항이 오버랩되며 독립선언서가 낭독되고 ‘만세’ 소리가 울려 퍼진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인 다음 달 11일 오후 7시 반 옛 부산연안여객터미널(현 부산항만공사 사옥) 부두 특별공연장에서 펼쳐질 ‘100년의 물결, 함께 여는 100년’ 공연 시나리오다.
공연은 다큐멘터리와 인터뷰 형식을 가미해 부산의 특색을 살렸다. 실제 부두와 선박을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외벽을 스크린으로 하는 영상기법)와 연기자 합창단 밴드를 비롯해 약 60명이 각종 퍼포먼스로 감동을 더한다. 행사장 입구에서 공연장까지는 1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설치미술 특별전시전도 열린다.
‘파리의 꼬레앙’ 유럽을 깨우다
부산박물관은 11일부터 6월 9일까지 ‘서영해―파리의 꼬레앙, 유럽을 깨우다’ 특별기획전을 연다. 프랑스에서 문필가 언론인 작가로 활약한 부산 출신 독립운동가 서영해의 생애를 재조명한다.
서영해는 1929년 파리에서 고려통신사를 설립하고 임시정부의 주(駐) 프랑스 통신원으로 활약했다. 유럽 각국에 일제의 강탈과 만행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 전시회에서는 백범 김구가 서영해에게 보낸 편지를 비롯해 유물 10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 개막날인 11일 오후 1시 반부터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초청 강연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