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대 지표 일제히 마이너스 생산-투자 5년여만에 최대폭 감소, 경기 동행-선행지수 9개월째 하락 文대통령 열흘전 “경제 개선 다행”… 전문가 “현실 거리먼 진단이 문제”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산업생산은 한 달 전보다 1.9% 줄었다. 2013년 3월(―2.1%) 이후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생산이 2017년 2월(―2.8%) 이후 최대인 2.6% 줄며 하락 폭을 키웠다. 전 산업생산은 지난해 11월, 12월 감소했다가 올해 1월 반짝 반등한 뒤 다시 거꾸러졌다.
설비투자는 2013년 11월 이후(―11.0%) 5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10.4% 감소했다. 기계류와 선박 등 운송장비 투자가 크게 줄었다. 수출 시장이 얼어붙으며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기 하강 국면도 장기화하고 있다.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와 6개월 뒤 경기흐름을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는 각각 0.4포인트, 0.3포인트 떨어졌다. 두 지수는 지난해 6월부터 9개월째 동반 하락 중이다. 이는 1970년 1월 관련 지표가 만들어진 뒤 처음이다.
정부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수출 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지난달 조업일수가 1월보다 닷새 줄어 각종 지표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설 연휴가 2월 초에 있다 보니 소비와 투자 등이 1월로 몰렸고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같은 이유로 1월 지표가 상대적으로 좋았던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19일 국무회의에서 “경제가 여러 측면에서 개선돼 다행”이라고 말한 뒤 열흘 만에 악화된 지표들이 나왔다는 점에서 그만큼 정부가 경제를 잘못 진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 역시 15일 ‘3월 경제동향’에서 1월부터 산업활동과 경제심리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2월 이른 연휴의 반사 효과로 인한 ‘착시 효과’를 경제 개선 시그널로 포장했다는 것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경제 상황은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나빠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가 이를 인정하고 수출과 기업 투자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