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지난해 캐나다 워털루대의 대니얼 스콧 교수가 밝힌 내용은 실로 충격적이다. 그는 역대 겨울올림픽을 개최한 20개 도시 가운데 11곳이 2050년 이후로는 겨울올림픽을 유치할 수 없을 것이고 2080년에는 14곳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겨울 스포츠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온실가스로 유발되는 지구 온난화다. 지구 온난화로 지구의 기온이 점점 높아지면서 눈이 적게 내리는 데다 내린 눈마저 높아진 기온에 예전보다 더 빨리 녹는다. 겨울 스포츠의 위기가 겨울올림픽과 같은 특정 기간에 열리는 대회에 국한된다면 인공눈 등을 통해 비용이 들더라도 해결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훨씬 심각하다. 1950년대 겨울올림픽이 열렸던 도시들의 2월 평균 기온은 0.4도였지만 1990년대 3.1도로 높아졌고 2000년대 들어서는 7.8도로 상승했다.
이런 환경 변화에 스키장들은 십여 년 전부터 인공눈을 뿌려 슬로프를 유지하거나 실내 스키장 건설로 방향을 돌렸다. 모두 지구 온난화에 날씨 경영으로 해법을 찾은 사례들이지만 근본적으로 날씨가 안 따라준다면 겨울 스포츠를 위한 인위적인 환경 조성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지구 온난화는 최근 사회적 재난으로 떠오른 미세먼지 문제에서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구 온난화로 극지방과 적도지방의 기온 차가 줄어들면서 대기의 흐름을 둔화시키고 있다. 대기 흐름의 둔화는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인 대기 정체로 이어진다. 지난해 미세먼지로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된 사례는 지구 온난화를 방치할 시 겨울 스포츠뿐 아니라 모든 야외 스포츠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고한 사건이다.
지금까지는 비용 문제 탓에 지구 온난화를 아픈 손가락 취급했지만 이제는 현실을 직시하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때가 됐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