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간부들 회담 결렬 ‘책임추궁’ 생활 총화 이뤄졌을 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 대사관 공사는 31일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내부 분위기와 관련, 간부들이 회담 결렬을 미리 알아내지 못한 데 대한 책임 추궁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태 전 공사는 북한이 다시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선 한미정상회담 전 ‘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북한 언론동향 관련 글에서 “외무성, 대남사업부서인 당 통전부의 1분기 생활총화의 핵심은 하노이 회담 전야에 미국의 속셈을 사전에 알아내지 못해 최고존엄이 망신을 당한 데 대한 ‘책임 추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만일 지금 남북사이에 비공개 협상이 진행중이라면 북한 언론들도 대남비난발언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며 “현 시점에서 김정은에게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판문점에서 원포인트 정상회담을 실현시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하노이에서 보여준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해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우리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굿 이너프 딜’과 김정은의 ‘단계적 해법’을 어느 정도 접목시킬 수 있겠는지를 타진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굿 이너프 딜’은 미국의 ‘완전한 비핵화 요구’가 현실적으로는 어렵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고 북한의 견지에서 보면 핵 미사일을 물리적으로 페기하는 것과 같은 핵심적인 비핵화 단계까지 가는데 상당한 시간적 여유를 주는 제안이므로 김정은에게도 귀가 쏠리는 제안”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원포인트 회담을 통해 문 대통령이 김정은으로부터 무엇을 받아내는가가 중요한데, 김정은으로서는 영변 외에 트럼프가 제기한 ‘추가 알파 대상’ 중에서 은폐시켜 놓은 우라늄 농축시설들을 페기하는 문제를 추가시켜 논의할 수 있다는 타협안을 내놓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으로서는 현재 한미정상회담 전 원포인트식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이 하노이에서 김정은이 당한 모멸감을 씻고 북한이 다시 협상의 주도권을 쥘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주스페인 북한 대사관 침입 사건에 대해 37일만에 첫 입장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선 그만큼 고심이 많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침묵 끝에 반응을 보이기로 결심한 것은 최근 스페인 당국이 이번 사건의 주동 인물이라고 보는 아드리안 홍 창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미국 FBI가 스페인 당국의 요청에 따라 이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국제 여론이 북한을 동정하는 방향으로 흐른 것과 관련된다”고 했다.
그는 “이에 힘을 얻고 북한은 스페인을 다시 한번 압박하여 ‘천리마민방위’의 후신인 ‘자유조선’의 실체를 밝혀내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사건에 대해 올바른 역사적 평가가 이루어 지자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에서 일부 사람들은 현실에 순종하고 일부는 공리공담을 하지만, (또) 일부는 위험을 무릎 쓰고 행동으로 나선다”고 전하면서 ‘자유조선’을 투사로 지칭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