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의심스러운 돈흐름 수사… “작년 6, 7월께 현금 쇼핑백 전달” 차량 운전한 강씨 최측근 진술… 5000만원 추가로 줘 ‘성공보수’인듯
거액의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클럽 아레나 실 소유주 강 모씨와 임 모씨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서울=뉴시스】
경찰이 지난해 세무조사를 받은 서울 강남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모 씨(46·구속)가 국세청의 고발 대상에서 빠진 것과 관련해 의심스러운 돈 흐름을 확인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지난해 3월 아레나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되자 A 씨를 세무대리인으로 선임하고 착수금 명목으로 5000만 원을 건넸다. 강남세무서장을 지낸 세무사 A 씨는 몇 달 뒤 강 씨로부터 5000만 원을 추가로 받았다. 경찰은 이 돈을 A 씨가 강 씨를 국세청 고발 대상에서 빠지게 해준 데 대한 ‘성공 보수금’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세무조사를 마친 뒤 아레나 명의 사장 6명을 고발했지만 강 씨는 고발 대상에서 제외됐다. 경찰에 따르면 국세청이 고발 대상을 추린 시기는 지난해 7월경인데 강 씨가 A 씨에게 성공 보수금을 전달한 시기도 이 무렵이다.
경찰이 강 씨가 국세청 고발 대상에 제외되는 과정에 불법 행위가 개입됐을 것으로 의심하는 이유는 또 있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의 최측근인 B 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6, 7월경 내가 직접 강 씨를 태우고 운전을 해 A 씨 사무실로 함께 갔다”며 “당시 차 안에는 2억 원이 담긴 쇼핑백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B 씨는 또 “강 씨와 함께 A 씨 사무실에 쇼핑백을 들고 올라갔는데 내가 담배를 피우러 옥상에 다녀온 사이에 쇼핑백은 어디로 갔는지 안 보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세청이 강 씨를 조사한 시간이 42분에 불과하고 강 씨와 함께 A 씨에게 돈을 전달하러 갔던 인물(B 씨)의 진술 등에 비춰 국세청 상대 로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쇼핑백을 받은 것은 맞지만 돈이 들었었는지는 몰랐다”며 “쇼핑백을 받고 나서 돈이 들었다는 것을 알고 3일 뒤에 강 씨에게 돌려줬다”고 진술했다. 강 씨는 “쇼핑백을 들고 갔던 것은 맞지만 쇼핑백에는 돈이 아니라 사건 관련 서류가 들어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