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홍서 표지에 마오주석 어록이라고 쓰여 있다 - 바이두 갈무리

홍위병들이 소홍서를 들고 마오쩌둥에게 찬성을 표시하고 있다 - 바이두 갈무리

현대판 소홍서인 ‘쉐시창궈’ - 바이두 갈무리
문화혁명은 상징하는 것이 바로 소홍서(小紅書)다. 소홍서는 마오쩌둥 어록이다. 마오쩌둥 어록을 수첩 형태로 제작했고, 표지가 붉은 색이다. 이에 따라 소홍서라는 이름이 붙었다.
1964년 5월 마오쩌둥 어록 초판이 발행됐다. 이 책은 그 뒤 약 10억 부가 발행됐다. 아마도 성경을 제외하고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일 것이다.
당시 2인자였던 린뱌오 국방부장은 서문에 마오쩌둥 사상을 ‘고갈되지 않는 힘의 원천이며, 무한한 힘을 가진 정신의 원자폭탄’이라고 썼다.
홍위병들은 집회 때 소홍서를 흔들며 마오에게 지지를 표했다. 이는 문화혁명을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그런데 현대판 소홍서가 등장했다. 바로 시진핑 주석의 어록과 사상을 담은 온라인 소홍서가 발간된 것. 시 주석의 어록과 강연 등을 정리한 ‘쉐시창궈(學習强國)’라는 온라인 앱이 지난 1월 출시됐다.
이 앱은 시 주석에 대한 기사, 시 주석 사상, 시 주석 업적 등을 텍스트와 비디오로 서비스하고 있다.
앱 이용자들은 시 주석의 사상과 최근 활동을 기사 또는 비디오 영상을 통해 학습할 수 있다. 그리고 퀴즈도 풀 수 있다. 만약 퀴즈의 성적이 좋으면 승진 등에서 우대를 받는다.
현대판 소홍서는 문화혁명의 소홍서보다 더욱 진화했다. 공산당이 이 앱을 통해 당원들의 충성도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접속만하면 1점이 부과된다. 기사나 비디오를 보면 2점, 문제까지 풀면 5점이 각각 부여된다. 앱에 머무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점수가 나온다.
수억 명이 이 앱을 다운로드 받아 이 앱에 광고를 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는 점수를 많이 받은 이용자들에게 관광지의 무료입장권을 주고 있다.
정치 분석가인 천다오인은 “시 주석이 이 앱을 통해 통치를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며 “현대판 소홍서”라고 평가했다.
이미 중국의 SNS에서는 이 앱에서 점수를 많이 받는 방법이 돌아다니고 있다. 현대판 소홍서는 효과적인 대신 구멍도 많은 것이다.
시 주석이 일인독재를 강화하면서 중국이 다시 문화혁명 시절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게 됐다고 SCMP는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