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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사건 희화화’ 윤서인 사과문, 진정성 논란…“억울하다는 늬앙스”

입력 | 2019-04-01 13:29:00

윤서인 씨 페이스북


조두순 사건 피해자를 희화화하는 만평을 그려 논란을 빚었던 만화가 윤서인 씨가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윤 씨는 지난달 31일 새벽 "서울중앙지법 민사조정 합의안에 따른 '조두숭' 웹툰 관련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윤 씨는 "저는 2018년 2월 23일 천안함 폭침 사건의 주동자로 알려진 김영철이 정부의 환대를 받으며 초청된 세태를 비판하기 위해 국민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건의 실제 피해자 가족을 연상시킬 수 있는 '조두숭'을 소재로 비유한 웹툰을 그렸습니다. 상기 웹툰으로 인하여 본의 아니게 피해자 본인과 가족들에게 상처를 드리게 된 점을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 사과문은 법원의 조정안과 조금 다르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밝힌 조정안에 따르면 "윤서인은 3월 31일까지 '윤서인 작가는 2018년 2월 23일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가족들을 소재로 삼는 내용의 웹툰을 그려 해당 웹툰이 인터넷 신문 미디어펜에 게시되었습니다. 웹툰으로 인하여 본의 아니게 피해자 본인과 가족들에게 크나큰 정신적 고통을 드리게 된 점을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남겨야 했다.

조정안과 다소 다른 윤 씨의 사과문에 한국성폭력상담소는 1일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윤 씨의 사과문은 문제가 있다. 진정성이 없다고 느껴졌다"라며 "전반적으로 자신은 억울하다는 늬앙스다"라고 지적했다.

윤 씨는 지난해 2월 23일 '미디어펜'에 '딸아, 널 예전에 성폭행했던 조두숭 아저씨 놀러 오셨다'라는 대사가 담긴 웹툰을 게재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그해 5월 피해자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는 윤 씨와 미디어펜을 정보통신망법에 의한 명예훼손, 모욕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1일 윤서인 씨의 조두순 사건 피해자 본인 및 가족에 대한 2차 피해 손해배상 청구소송 조정 결과가 나왔다"라고 밝혔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공개한 조정 결과 주요 내용에 미디어펜과 윤 씨는 지난달 31일까지 사과문을 게재해야 했다. 또 앞으로 윤 씨는 웹툰이나 영상 등의 방법으로도 피해자와 가족들을 언급할 수 없다. 윤 씨와 미디어펜은 31일 피해자 측에 2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