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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김정은 서신’ 형태 정부비판 대자보

입력 | 2019-04-02 03:00:00

경찰, 反정부 단체 소행에 무게




경기의 한 대학교 캠퍼스에 붙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대자보. 문재인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있다. 전대협 페이스북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한 대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 형태의 정부 정책 비판 대자보가 대학가에 나붙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 사이 전남, 부산, 서울 등 전국 대학가 게시판에 부착된 정부 비방 대자보와 관련한 여러 건의 신고가 접수돼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고 1일 밝혔다.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이라는 제목의 이 대자보에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탈원전 정책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자보 뒷부분엔 북한에서 쓰는 연호(年號)인 ‘주체’라는 표기도 등장한다.

대자보를 게시한 단체는 1987년 결성됐다가 해체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경찰은 문재인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는 반(反)정부 기조의 단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해 문 대통령을 경제왕, 태양왕, 기부왕 등 7대 왕으로 지칭하며 찬양하는 것처럼 하면서 사실은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대자보를 대학가에 붙이기도 했다. 이 단체는 6일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앞에서 문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도 예고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