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자 찾기 골머리…국회의원 등 하마평만 무성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3월31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아들 호화 유학 및 해외 부실학회 참석 의혹 등으로 논란이 제기된 조동호 과학기술통신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발표를 하고 있다. 2019.3.31/뉴스1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한 청와대가 후임자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성을 두루 갖춘 적임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인사원칙에 적합한 인물을 찾기는 더 어렵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찾은 적임자들은 ‘현미경 검증’을 부담스러워하며 하나같이 장관직을 고사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2일 청와대 소식통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위해 전문가 풀을 다시 원점에서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만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성을 두루 갖춘 공직후보자를 찾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재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들로 전현직 차관이나 교수들이 주로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중에는 퇴임한 전임 차관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역대 정권에서 퇴임 차관이 갑자기 장관으로 임명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혀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현직 차관 중에서 장관을 임명하게 되면 여러 이점이 있다. 우선 공직생활을 하면서 공직자 윤리규정 등을 평생 준수해온 데다, 고위공직자로 임명되면서 이미 인사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도덕적 흠결이 없는 후보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문성과 정책 이해도, 정무적 감각 등도 두루 갖추고 있다.
교수군도 청와대가 여전히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는 전문가 집단이다.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과학기술 분야 교수들이 주로 검증대상이다. 그러나 조동호 교수가 낙마하면서 교수들 사이에서 장관직 제의를 부담스러워하는 기류가 강하다.
음주운전, 위장전입 등 청와대의 7대 인사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해도 수십년 연구활동을 하면서 본인이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과오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검증 과정에서 본인 외에 가족의 사생활까지 탈탈 털리다보니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측면도 강하다.
과기계 한 관계자는 “부실학회로 드러난 ‘오믹스’만 해도 5년간 2000개의 콘퍼런스가 열렸는데 교수들이 이를 일일이 확인하고 참석을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단순 기술동향 파악차 참석한 학회 활동까지 모두 문제삼는다면 앞으로 어떤 사람이 후보 지명을 수락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장관 적임자를 찾지 못하면 유영민 현 장관이 연말까지 유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 “유 장관이 5세대(5G) 이동통신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만큼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청와대가 유 장관의 유임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