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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첸 “두려웠던 첫 솔로앨범, 멤버들 덕분에 해냈어요”

입력 | 2019-04-03 06:57:00

엑소 첸은 데뷔 7년 만에 솔로 앨범을 내며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고 고백했다. “지금보다 더 완벽해야 한다는 욕심”으로 망설였지만, 늘 “최고”라고 격려해주는 엑소 멤버들 덕분에 솔로로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 데뷔 7년 만에 솔로앨범 ‘사월, 그리고 꽃’ 낸 엑소 첸

늘 실력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최고”라는 멤버들 응원에 용기
나만의 감성 담는데 충실했어요
앨범 탄력받고 유튜브도 시작
팬들과 소통, 이제 시작입니다


주위의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노”라고 외쳤다. ‘노래 좀 한다’는 가수들도 인정하는 뛰어난 보컬 실력을 갖췄음에도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메인보컬 첸(김종대·27)이 데뷔 7년 만에 솔로가수로 나선 이유다. 그는 1일 첫 번째 솔로앨범 ‘사월, 그리고 꽃’(April, and a flower)을 발표하며 “(솔로로 나서기로)마음을 먹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다”고 돌이켰다.

첸은 그동안 엑소의 보컬 멤버로 이뤄진 유닛 ‘첸백시’로 활동하고, 감미로운 음색으로 ‘괜찮아 사랑이야’, ‘태양의 후예’, ‘백일의 낭군님’ 등 각종 드라마 OST를 부르며 이름을 알려왔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이름을 오롯이 담은 앨범에는 주저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엑소가 아닌 첸이라는 이름으로 새 앨범을 선보이기에 앞서 이날 오후 서울 삼성동 SM타운 코엑스 아티움에서 만난 그는 “신인처럼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라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케이팝을 대표하는 그룹의 일원으로 전 세계를 누비면서도 좀처럼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그를 떨게 했다.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고 한 건 스스로 아직 부족한 모습과 단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력이 뛰어난 가수들이 얼마나 많은지 다들 알고 있지 않나. 처음 솔로로 나왔을 때는 조금 더, 지금보다 더 완벽해야 한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 욕심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오고 싶지 않다는 고집을 부렸던 것 같다.”

망설이던 그에게 용기를 준 건 엑소의 동료들이다. 드라마 OST를 부를 때도 그랬고, 멤버들에게 음악을 먼저 들려주면 “최고”라고 말했다. 이날 새 앨범 음악감상회 진행을 시우민이 맡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다들 너무 좋다고 해 신나더라. 멤버들의 응원 덕분에 고민과 걱정거리를 버리고 용기를 얻었다. 개인적으로는 디오의 보컬을 너무 좋아한다. 백현도 두 말할 필요 없고!”

첸이 고민과 고민을 거듭한 끝에 선보인 앨범은 역시 그의 보컬이 돋보이는 곡들로 빼곡히 채워졌다. 파워풀한 댄스곡 중심인 엑소의 메인보컬 모습은 잠시 잊어도 좋을 듯하다.

“봄에 어울리는 곡 위주로만 준비했다. 저만의 감성을 최대한 담으려 노력했다. 그동안 제 음색을 좋아했던 분들도 제가 조금 달라진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룹 엑소의 메인보컬 첸.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타이틀곡 ‘사월이 지나면 우리 헤어져요’는 피아노 연주와 첸의 깨끗한 음색이 돋보이는 발라드곡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에 시들해지는 사이 이별을 준비하는 남자가 아름다웠던 첫 만남을 떠올리는 내용을 담았다.

첸은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해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선정하기까지 숱하게 고민하며 결정을 번복했지만 “돌고 돌아 결국 이 노래였다”고 했다.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끝끝내 제 모습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는 곡이란 느낌이 들었다. 은은하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음악으로 그런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제 목표와 잘 맞아떨어졌다고 할까.”

첸은 수록곡 가운데 ‘꽃’의 가사를 썼다. 엑소의 히트곡 가운데 ‘코코밥’, ‘러브샷’ 등 가사에 참여하며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은 그였다. “아름다운 꽃을 보며 위로와 희망을 전달하고 싶었다”는 그는 하지만 정작 작사에 대해 “아직 갈길이 멀다”고 말한다.

“계속 공부하고 있다. 작사를 할 때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먼저 쓰게 되더라. 상상력을 동원해 가사를 쓰기도 하지만 제 중심적으로 쓴 가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생길까봐 걱정이다. 더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도록 폭을 넓혀가는 게 숙제인 것 같다. 가수 폴킴을 너무 좋아하는데 고맙게도 ‘하고 싶은 말’이라는 곡을 써주셨다. 작업을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이번 기회에 연락처도 알게 되어 기쁘다. 하하하!”

첸은 이번에 처음 솔로로 나서며 또 하나의 도전도 한다. 바로 유튜브 채널 개설이다. 엑소의 다른 멤버들은 모두 개인 SNS 계정을 갖고 있지만 첸은 지금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영상을 두 개 밖에 올리지 못했다. 스스로 탄력을 받고 시작하게 됐다. 팬들과 소통도 중요하지만 제가 성장해나가는 걸 기록하고 싶었다. 더 많은 노래, 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나가는 걸 보여주고 싶다.”

엑소로는 음원이나 앨범 등 남부럽지 않은 성적을 과시해왔다. 이제 첫 발을 뗀 솔로가수 첸의 성적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크다. 그는 “솔직히 기대를 안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 “결과가 어떻든 후회나 실망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음원이 공개된 다음 날인 2일의 결과는 역시나 기대 이상. 각종 음원사이트 1위가 그의 몫이었다. 아이튠즈 종합 앨범 차트에서도 전 세계 32개 지역 1위를 차지해 글로벌한 파워를 입증했다.

● 첸

▲ 1992년 9월21일생
▲ 2012년 그룹 엑소로 데뷔
▲ 2013년 KBS ‘가요대축제’ 올해의 노래상·아시아 아이돌 시상식 아시아 인기 그룹상
▲ 2014년 제5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 2016년 엑소 유닛 첸백시 첫 번째 앨범 ‘헤이 마마’ 발표
▲ 2017년 Mnet ‘아시안 뮤직 어워드’ 올해의 앨범상
▲ 2018년 첸백시 두 번째 앨범 ‘블루밍 데이즈’ 발표
▲ 2019년 솔로 데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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