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류규하 중구청장 “대구의 옛 도심 살려 도시 경쟁력 높이겠다”

입력 | 2019-04-03 03:00:00

류규하 중구청장 인터뷰




류규하 대구 중구청장은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모형을 가리키며 “새 시청은 접근성과 역사성, 상징성 등을 고려할 때 현 위치에 지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구 중구 제공

“옛 도심이 살아야 도시 전체가 살아납니다.”

류규하 대구 중구청장은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시 재생과 인구 증가에 구의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류 청장은 “현재 8만에 조금 못 미치는 중구 인구를 임기 내 9만 명 이상으로 늘리는 게 목표”라며 “옛 도심을 살려 대구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구는 옛 도심이 겪는 고질적인 공동화(空洞化)와 외곽 신도시 개발 등으로 한동안 인구가 줄고 상권이 위축되는 침체기를 겪었다. 1997년에 10만3000명이던 인구는 2012년 7만5400명까지 떨어졌다.

다만 2013년을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 7만9400명까지 늘어 8만 명대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중구 일대 재개발, 재건축과 신규 아파트 분양이 늘고, 2010년을 전후해 중구가 추진한 근대골목투어와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같은 도시재생 및 관광활성화 정책이 유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구의 가장 큰 현안은 대구시청을 현재 있는 곳에 그대로 두는 일이다. 시청은 중구 동인동에 있다. 그러나 신(新)청사 건립을 두고 중구와 북구 달서구 달성군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청 신청사를 지역에 가져오려는 다른 구·군의 공략에 중구가 적극 방어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최종 입지는 대구시 신청사 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중구가 시청 이전을 반대하는 이유는 도시 재생과 인구 증가라는 구정(區政) 철학과 맞닿아 있다. 류 청장은 “이제 인구가 조금씩 늘어 중구가 활기를 조금씩 띠기 시작했는데 시청이 다른 자치구로 옮겨 가게 되면 떠난 자리 주변은 공동화하면서 급격하게 슬럼화가 진행되고 말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중구는 신청사 건립과 관련한 자체 용역 결과를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신청사 건립 후보지 가운데 기존 시청 일원이 85.6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가 나왔다. 이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중구는 지금 있는 곳, 중구가 신청사 입지로 최적이라고 홍보한다. 2일에는 중구 신청사 현 위치건립추진위원회가 동성로에서 시청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류 청장은 집무실 탁자 위에 신청사 모형까지 마련해 놓을 정도로 현 위치 사수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시청은 모든 시민이 이용하기 편리한 공간이어야 한다”며 “접근성과 편의성은 물론이고 전통과 역사성, 상징성 등 모든 측면을 고려할 때 대구 중심부인 지금 이곳이 딱 좋다”고 역설했다.

중구는 개발과 보존이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도시 재생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관내 23곳에서 공동주택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되고 있고 7곳에서 200가구 미만 소규모 재건축 정비사업이 벌어지고 있다. 한옥이 몰려 있는 동산동 일대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을 통해 한옥마을로 조성할 계획이다.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도 추진한다. 건강한 여가활동을 돕기 위해 옛 대봉도서관 터에 307억 원을 들여 국민체육센터를 짓고 있다. 그 옆에는 287억 원 규모 제2노인복지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인구 증가로 지역 청소년이 늘어 다음 달 패션주얼리전문타운 2층에는 중구 진로진학지원센터도 문을 연다.

류 청장은 “개발할 곳은 개발하고 보존할 곳은 확실히 보존해서 지역의 정주(定住) 여건을 개선하겠다”며 “자연스럽게 주민과 관광객을 끌어들여 활력이 넘치는 중구와 대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