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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 해외 수출길 열리나

입력 | 2019-04-03 03:00:00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인근에 경제자유구역 개발 참여 요청
인천경제청 ‘위탁운영 협정’ 검토… 교육-컨설팅 넘어 운영수익도 기대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옐료르 가니예프 우즈베키스탄 경제부총리(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안그렌경제자유구역 개발에 관해 논의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대한민국 1호 경제자유구역인 인천경제자유구역이 해외의 러브콜을 받았다. 경제자유구역 모델의 수출 가능성이 높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수도 타슈켄트 인근 안그렌경제자유구역 개발을 맡아줄 것을 요청해 ‘위탁운영에 관한 협정’ 초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옐료르 가니예프 우즈베키스탄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을 만나 안그렌경제자유구역 개발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가니예프 부총리는 “안그렌경제자유구역 전체 개발을 초기 단계부터 인천경제청이 맡아 운영해 달라”고 밝혔다. 이에 김 청장은 “안그렌경제자유구역 개발 기본설계와 개발, 집행, 투자 유치 등 인천경제청이 모든 행정권한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안그렌경제자유구역은 수도 타슈켄트에서 동쪽으로 100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총면적 1450km²로 현재 한국 기업 3곳이 입주해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모델이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하면 해외에 수출되는 첫 경제자유구역 사례가 된다. 단순한 교육이나 컨설팅을 넘어 위탁운영에 따른 수익 창출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인천경제청은 박남춘 인천시장에게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제안을 설명한 뒤 빠른 시일에 현지를 방문해 협정을 체결한다는 구상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안그렌경제자유구역의 협력은 지난달 1∼6일 타슈켄트에서 열린 제9차 한-우즈베크 무역경제공동위원회에서 논의됐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단장으로 관련 부처와 인천경제청, 대한상공회의소 등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당시 공동위원회에서 가니예프 부총리는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안그렌경제자유구역 간 협력에 관한 의제를 발표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안그렌을 비롯해 나보이, 지자흐, 기즈두반, 코칸트, 우르구트, 하조라스프 등 7곳에서 경제자유구역을 운영하다 지난해 나망간 등 5곳을 추가로 지정했다. 이 12개 경제자유구역을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 외자 유치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우즈베키스탄 무역대표부를 설치하고 인천경제청과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이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우즈베키스탄 진출은 대학 해외 수출 1호인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인하대(IUT)가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2014년 10월 개교한 IUT는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건물과 재정을 출연해 설립했다. 인하대는 설립 자문과 학사 운영을 맡고 있다. 현대 인하대 출신 부총장 1명과 교수 약 10명이 파견돼 있다. 이들의 급여와 숙소 등 각종 비용과 서비스는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제공한다.

김 청장은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취임 후 한국을 자국의 발전모델로 삼고 모든 분야에서 경험을 전수받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우즈베키스탄 경제자유구역 활성화에 협력해 한국 경제자유구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