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내년 역량평가 계획 발표
‘초저출산’이 교육대와 사범대학의 입학정원마저 감소시키고 있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필요한 교사 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2019∼2020년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평가 시행계획’을 2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교대, 사범대 등 교원양성기관 중 일정 등급에 미치지 못하는 학교는 입학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사범대 중 C등급을 받는 학교는 정원의 30%를, D등급은 정원의 50%를 줄여야 한다. E등급 학교는 폐교하게 된다.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교대는 교원 수급 상황을 고려해 감축 비율을 결정할 예정이다. 교대, 사범대의 역량을 진단하는 교원양성기관 평가는 1998년부터 3년 주기로 시행돼 왔으며, 이번이 다섯 번째다.
실제 지방은 이미 학교 통폐합이 일상화됐다. 서울에서도 강서구 염강초와 공진중이 내년 2월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폐교된다. 전국 초중고교 학생 수는 2018년 559만 명에서 2022년 505만 명, 2030년에는 449만 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 여파로 교사 선발 인원이 줄면서 사범대, 교대 입원 정원도 연쇄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발표한 ‘2019∼2030년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에서 지난해 4088명이었던 공립 초등교사 선발 인원을 올해 최대 4040명, 2030년 3500명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공립 중고교 교사는 지난해 4468명을 선발했으나 2030년에는 3000명 수준으로 크게 줄인다. 2022년에는 초등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15.2명으로 줄어든다.
사범대와 교대의 인기도 떨어지고 있다. 서울 B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신모 씨(28·여)는 “아는 동생이 사범대 온다고 하면 말릴 것”이라며 “교사도 더 이상 미래가 보장된 직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2015년부터 4년간 임용고시를 준비했지만 높은 경쟁률에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2010년대 초반까지 교대는 졸업 후 취직이 보장된 학과로 수험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2017년 ‘임용절벽’ 사태를 겪으면서 수험생들도 교대 및 사범대가 취직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17년 서울시교육청은 ‘2018년도 공립초등교사 임용 선발 예정 인원’을 전년보다 708명 줄인 105명으로 발표했다가 임용 시험 준비생의 집단반발을 불렀다. 이후 2015학년도 13.6 대 1에 달했던 서울교대 수시 경쟁률은 2019학년도에는 4.4 대 1로 급락했다.
교육부는 세부적인 평가 지표를 며칠 내로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평가부터는 교육과정의 비중이 50% 내외로 상향된다. 지표에는 장애 학생 선발 및 지원 노력, 성폭력·성희롱 예방교육 실적, 스마트 교육시설 확보 및 활용 등이 새로 포함된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