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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돈’으로 카슈끄지 유자녀 입 막아…795억원+α

입력 | 2019-04-03 09:54:00

사우디 정부, 저택·1회성 보상금·매월 급여 지급 '결정'
암살 용의자 사형 면제 합의금도 최대 600억원 '추정'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잔인하게 암살 당한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유자녀들에게 거액의 배상금(compensation)을 주고 사건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양측이 돈과 카슈끄지의 죽음을 맞바꿨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2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카슈끄지 유가족들이 이미 받았거나 받게 될 배상금을 7000만달러(약 795억원)로 추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카슈끄지의 4자녀에게는 각각 400만달러 (45억원) 규모 저택이 제공됐다. 유자녀를 대표해 정부와 교섭을 맡았던 장남은 옛 수도이자 제1상업도시인 제다에 저택을 받았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일 카슈끄지의 가족과 밀접한 사우디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카슈끄지의 4자녀들이 100만달러 규모 주택을 받았다”며 “매월 5자리에 달하는 보상금도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CNN은 카슈끄지의 4자녀들이 각각 1회성으로 26만7000달러도 지급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매달 1만~1만500달러를 급여(stipend)조로 받고 있다고 한다. 카슈끄지 유자녀에 대한 급여 지급은 영구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카슈끄지 유자녀에 대한 주택, 1회성 보상금, 월간 급여 지급은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 국왕이 승인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CNN은 사우디 왕실과 카슈끄지 유자녀들이 돈과 부친의 죽음을 두고 사우디 왕실을 비판할 권리를 교환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카슈끄지 유자녀들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암살 지시를 내렸다는 국제사회의 결론에도 공개적으로 왕실을 비난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 카슈끄지 유자녀들은 부친을 암살한 혐의로 기소된 용의자들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최대 5330만달러(606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따르면 사형을 선고 받은 피고인이 희생자 가족에게 이른바 ‘핏값(blood money)’을 주고 합의하면 감형을 받을 수 있다.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 암살 혐의로 기소된 11명 중 5명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소식통은 과거 사례를 토대로 카슈끄지 유가족이 받을 수 있는 핏값 규모를 2670만달러~5330만달러로 추정했다.

한편, 사우디 정부는 CNN이 관련 사항에 대해 논평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앞서 사우디 정부는 돈을 주고 카슈끄지 유자녀들의 입을 막았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에 대해 이슬람 전통에 따른 구호 차원의 보상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