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의 함지훈(왼쪽)이 3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4강 PO 1차전에서 KCC 송교창(오른쪽)의 수비를 뚫고 골밑득점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현대 농구는 미스매치에 민감하다. 모든 팀이 만날 때마다 코트에 선 5명의 선수가 딱 알맞게 매치업이 될 수는 없다. 팀의 강점을 나타낼 수 있는 포지션이 있는 반면, 반대로 상대에게 공략을 당할 수 있는 매치업도 있다. 강점은 최대한 드러내고 약점은 최대한 감춰야 승리할 수 있다. 특히 매 순간, 매 경기가 중요한 플레이오프(PO)에서는 특히 상대의 약점을 물고 늘어져야 한다.
울산 현대모비스와 전주 KCC 간의 4강PO(5전3승제)는 미스매치를 어느 팀이 잘 활용하느냐 따라 운명이 좌우될 전망이다. 3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함지훈에게서 발생되는 미스매치를 활용해 95-85의 승리를 거뒀다.
함지훈은 1차전 4쿼터 막바지 미스매치를 통해 KCC의 골밑을 공략, 7점을 연속으로 몰아치면서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이는 현대모비스의 의도된 공격이었다. KCC는 스몰라인업으로 나설 경우, 스위치 수비(바꿔맡기)를 펼친다. 현대모비스는 이대성, 양동근 등이 밖에서 볼을 몰다가 KCC의 스위치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함지훈에게 힘이 약한 상대가 붙게 될 경우, 여지없이 골밑에 볼을 넣는다. 4쿼터 함지훈에게서 나온 득점이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KCC로서는 2차전에서 이 부분에 대한 수비 전략 변경이 필요하다. 하승진이 있다면 문제 될 일이 없다. 하승진이 코트에 있을 때 KCC는 스위치를 하지 않는다. 하승진이나 브랜든 브라운이 함지훈을 막기 때문에 현대모비스는 골밑에서 미스매치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문제는 하승진이 1차전에서 코뼈 부상을 당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2차전 출전 여부를 알 수는 없다. 출전이 불가능할 경우 함지훈의 미스매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섣불리 도움수비를 펼칠 수도 없다. 함지훈은 득점보다 패스를 더 즐기는 선수다. 도움수비를 갔다가 함지훈의 패스에 의해 만들어지는 3점슛을 내줄 수 있다. 이는 현대모비스가 바라는 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