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3 보선 다른 해석…“개혁 박차” vs “정부 오만 심판”

민주·정의 “노회찬 정신 계승…개혁 전진하란 국민 명령”
한국 “창원서 박빙 국민 경고”…바른미래, 지도부 거취 문제 부상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경남 통영·고성 선거구와 창원 성산 선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 News1

4·3 보궐선거 다음날인 4일 여야 5당 지도부는 “선거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평가에 대해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패배한 지역구의 성과를 두고 “개혁하라는 뜻”과 “정부에 대한 심판”이라며 다른 해석을 내놨다.

앞서 전날 열린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 선거구인 창원성산에선 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후보인 여영국 후보(정의당)가, 통영·고성에선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당선됐다.

홍영표 민주당 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창원성산에서 우리 당과 정의당 단일후보의 승리는 노회찬 정신을 계승해 국회 개혁의 박차를 가하라는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통영·고성에선 비록 이기지 못했지만 19대 총선의 두 배 가까운 득표율을 얻은 것은 성과로 판단된다”고 평하면서 “앞으로 민주당은 통영·고성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민생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도 상무위원회의에서 “창원 시민들이야말로 성산대첩의 최종 승리자다. 권영길, 노회찬으로 이어지는 창원성산의 자부심을 확인했다”며 단일화 상대였던 민주당을 향해 “문재인정부의 개혁을 멈추지 말고 전진해야 한다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전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News1

반면 한국당은 “정부·여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평가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록 두 지역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희망을 발견해 큰 의미가 있는 결과”라며 “내년 총선 결과는 분명히 다를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진보의 성지라는 창원성산에서 사상 유례없는 여야 단일화까지 하고서 초박빙의 결과가 나온 것은 더 이상 이 정권의 독선과 오만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잘못된 정책을 수정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정부·여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국민의 경고다. 한국당에게는 새 기회를 주셨다 생각한다”며 “낮고 겸손하게 전진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생각한다. 삶의 현장에서 고통받는 국민의 호소를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차 원내정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News1

바른미래당은 창원성산 선거에만 올인했으나 당의 이재환 후보가 3.57%의 득표로 그치자 손학규 대표의 리더십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고 더욱 일신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오늘의 교훈이 앞으로 다가올 총선에서 더 큰 승리를 가져올 자양분이 되도록 스스로 더 채찍질하겠다”고 전했다.

손 대표의 거취문제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이 책임을 추궁하는 방식은 적절치 않다”며 “지도부도 충분히 의논해 당의 진로에 대해 결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평화당은 전주에서 기초의원 1석을 가져간 것을 높게 평가하면서 정부·여당이 오만하다고 경고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의원 (선거구는) 한국당 1석, 정의당 1석, 평화당은 전주 기초의원 1석 당선이고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는 없다”며 “골프와 선거는 고개를 쳐들면 그 순간 진다. 호남에서도 미풍이 불기 시작했다. 국민이 무섭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