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업체 통한 만남서 피해 늘어
○ “북한×들이 비싸게 군다”… 성폭력·폭언 일삼아
탈북 여성 전문 결혼정보업체 등에 따르면 A 씨처럼 탈북 여성들이 한국 남성들에게 성폭력과 폭언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탈북 여성 E 씨는 올해 2월 연인이던 40대 남성 F 씨에게 그만 만나자고 했다가 “300만 원을 주기 전까진 못 헤어진다”는 협박에 시달리다 결국 돈을 뜯겼다.
탈북 여성 전문 결혼정보업체를 운영 중인 30대 여성 G 씨는 “업체를 찾는 남성 10명 중 9명은 ‘애 낳을 젊은 여자’를 찾는다. 거절하면 막무가내로 화를 내고 욕을 한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12월 G 씨 업체를 찾아온 50대 남성 역시 “애 잘 낳을 어린 여자를 원한다”며 회원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 G 씨는 이 남성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북한 것들이 고귀한 척한다”는 등의 심한 욕설을 들어야 했다. 지난해 7월에는 30대 여성을 만나고 싶다는 60대 남성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가 “북한×들이 비싸게 군다”는 막말을 들었다.
○ 당하고도 참을 수밖에 없는 탈북 여성들
2017년 4월 탈북 여성 H 씨는 소개로 만난 남성한테 성추행을 당했다. 결혼정보업체 대표는 수사기관에 고소를 하자고 H 씨를 설득했다. 하지만 H 씨는 “내 살점이 떨어진 것도 아니고 남세스럽다”며 고소하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해 6월엔 한 탈북 여성이 소개받은 남성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결혼정보업체 대표가 이 남성에게 항의하려 하자 탈북 여성은 “알려지면 창피하다”며 오히려 업체 대표를 말렸다고 한다.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은 “북한은 한국보다 훨씬 남성 우위의 사회여서 자신이 성폭력 피해자라는 소문이 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며 “탈북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리길 꺼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성희 chef@donga.com·구특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