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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강경화, 사퇴 마일리지 쌓고 있다”… 與서도 “교체” 목소리

입력 | 2019-04-06 03:00:00

잇단 ‘의전 참사’에 사면초가
강경화 “한치 실수도 안돼” 경고한 시각, 같은 건물선 ‘구겨진 태극기’ 망신
사고 터질때마다 “재발방지” 말뿐




굳은 표정의 강경화 ‘구겨진 태극기’를 비롯해 외교부의 연이은 의전 실수로 논란에 휩싸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연이은 외교부의 ‘의전 실수’ 논란으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사면초가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의전 참사 때마다 재발 방지를 강조하고도 반복되는 외교부 기강 해이에 야당은 물론이고 여권 내에서도 “교체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오전 구겨진 태극기가 걸린 가운데 치러진 한-스페인 전략대화가 끝난 이후 외교부 감사관실은 즉각 경위 조사에 나섰다. 해당 행사는 조현 외교부 1차관과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스페인 외교차관의 차관급 행사였지만 행사 준비 실무는 관련 국에서 준비했다. 이에 따라 해당 국을 상대로 집중 감사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감사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 감사 결과에 따라 추후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스페인 전략대화가 열린 시간에 강 장관은 같은 건물의 다른 공간에서 직원들과 만나 “외교 업무의 특성상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다”면서 근무기강 확립을 재차 강조하고 있었다. 강 장관은 이후에 구겨진 태극기와 관련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별도의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외교부는 앞서 ‘발트 3국’을 ‘발칸 3국’으로 오기하거나 ‘체코’를 ‘체코슬로바키아’라고 공식 트위터에 잘못 적은 뒤에도 “재발 방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해당 ‘의전 실수’에 대한 구체적인 경위나 책임자 처벌 내용을 차후 외부에 공개한 적은 없다. 한 외교 소식통은 “‘단순 실수’로 치부하는 외교부 내 분위기가 결국 사고 재발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의전 실수가 급기야 ‘태극기 홀대’로까지 이어지자 정치권은 잔뜩 벼르는 분위기다. 4일 일부 여야 외교통일위원과 외교부 차관 등 고위 관계자의 만찬 자리에서도 “왜 이렇게 악재가 많으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외통위 소속 한 자유한국당 중진 의원은 “강 장관이 지금 (사퇴를 위한) ‘마일리지’를 쌓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여당 내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은 “당장 한미 정상회담이 다음 주로 잡혀 있어 당내에서 인물 교체론이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다음 개각에는 이 같은 외교적 논란이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강성휘 yolo@donga.com·한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