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한국기상협회 이사장
사람들에게 벚꽃은 어떤 의미일까. ‘겨울 내내 드러내지 않던 은밀한 사랑/견디다 못해 어쩌지 못해/봄볕에 몸이 화끈하게 달더니/온 세상 천지에 소문내고 있구나/웃음꽃 활짝 피워 감동시키는구나.’ 용혜원 시인에게 벚꽃은 사랑이며 감동이다. ‘나는 거짓과 모든 형태의 폭력을 증오한다. 내게 가장 신성한 것은 건강한 육체, 지혜, 영감, 사랑이다.’ 안톤 체호프는 희곡 ‘벚꽃 동산’을 통해 부정적인 것을 넘어서고자 한다. 체호프에게 벚꽃은 과거를 넘어서는 진정한 삶의 존재다.
벚꽃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은 일본인이다. 일본 기상청이 벚꽃 개화 시기를 잘못 예보했다고 대국민 사과를 한 적도 있다. 호우나 태풍이 아닌 벚꽃 예보가 틀렸다고 대국민 사과를 하다니. 그 정도로 그들의 벚꽃 사랑은 광적이다. 벚나무 아래 자리를 펴놓고 벌이는 ‘하나미(벚꽃놀이)’는 일본인의 애착이며 자랑이다. 그런데 벚꽃은 일본의 국화도 아니며 전유물은 더더욱 아니다. 파리 에펠탑의 4월은 벚꽃으로 너무 아름답다. 파리지앵들도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잔디밭에 누워 벚꽃을 즐긴다. 필자가 잠시 공부했던 독일 함부르크에도 벚꽃이 너무 화사하다.
‘벚꽃이 흩날린다 서러워 마라/꽃의 시대를 땅에 묻고/흐드러진 열매 맺는 시대 키워/모두가 함께 따는 날을 꿈 꾼다/흩날리는 벚꽃은 눈물이 아니다/희망의 앞날을 기약하는 축복일 뿐이니.’(최범영의 ‘벚꽃이 흩날린다고 서러워마라’ 중)
그렇다. 벚꽃은 봄이며 희망이며 밝은 미래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한국기상협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