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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역 대형 산불 발생 나흘 째인 7일 오후 강원 강릉시 옥계면 망운산 일대에 화마가 할퀴고 간 자국이 선명하다.
4일 강원도 일대에 발생한 대형 산불로 우리나라의 동쪽 등줄기가 쑥대밭이 됐다. 화마가 주민들의 생활터전을 무너뜨리기까지는 채 몇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년 이상 사건·사고 현장을 경험한 한 기자조차 뉴스 속보를 보던 중 “언론사 입사 이래 가장 큰 사고가 될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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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성군 토성면 서천리의 한 마을에서 홀로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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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속초-고성-강릉으로 이어지던 산불은 생각보다 빨리 진화 됐다. 정부와 산림당국은 산불 발생 이튿날 아침 동해안 지역에 진화 헬기 51대와 소방차 872대, 1만3000여 명의 인력을 대거 투입하는 등 신속한 대처와 진화에 나섰다. 단일 화재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장비와 인력 투입을 기록했다.
강원 속초시 장천마을 주민 박만호 씨(71)가 전날 일어난 산불로 허물어진 집을 바라보고 있다. 이 마을에서 태어나 한 평생 살아온 박 씨는 “무너진 집에서 50여 년을 살아왔는데 한 순간에…”라고 말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마을 주민들은 기자들을 만날 때 차분했지만 허탈한 모습이었다. 아니, 어쩌면 화재를 마주하고서 놀란 가슴을 아직 쓸어내리지 못 했던 탓이었을 것이다. “피해상황이 잘 보도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이제는 터만 남은 집안 구석구석을 보여줬다. 주민들 대부분 마을에 다치거나 사망한 사람이 없어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리며 서로를 다독였다.
5일 오전 강원 고성군 토성면 성천리의 한 마을에 덮친 화마로 집이 무너진 주민들이 바닥에 앉아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장천마을에서 한 주민이 이웃들에게 간식거리를 나눠주고 있다.
아직도 꽃은 지지 않았다. 강원도의 봄은 다시 찾아올 것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