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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금녀의 땅’ 오거스타 새 역사 열다

입력 | 2019-04-08 03:00:00

PGA 마스터스 열리는 골프성지… 개장 86년만에 첫 여성대회 열려
소렌스탐-오초아 등과 함께 시타… “女선수들 새로운 동기부여 될것”




한국 여자 골프의 전설 박세리가 7일 ‘꿈의 무대’인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에서 드라이브샷을 날리고 있다. 이날 박세리는 안니카 소렌스탐, 로레나 오초아 등 여자 골프 전설들과 함께 시타자로 나서 맨 먼저 샷을 날리며 이 골프장에서 시타를 한 첫 여성이 됐다. 사진 출처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 홈페이지

“당연히 이곳에서 우승을 꿈꿨지만 여자 선수들은 경기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젠 가능해졌다. 아이들의 꿈도 더 커질 것이다.”

한국 여자 골프의 ‘전설’ 박세리(42)가 꿈의 무대인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에서 생애 첫 샷을 날렸다.

미국 조지아주의 소도시 오거스타에 위치한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고 권위의 마스터스가 열리는 곳이다. 11일 개막하는 2019 마스터스를 며칠 앞둔 7일 이곳에서는 오거스타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골프대회 마지막 라운드가 열렸다. 1933년 문을 연 뒤 처음 개최한 여자 대회다. 이 대회는 앞선 두 라운드를 인근 다른 골프장에서 치른 뒤 최종 라운드만 이곳에서 개최했다.

박세리는 이날 라운드에 앞서 낸시 로페즈(62·미국), 안니카 소렌스탐(49·스웨덴), 로레나 오초아(38·멕시코) 등 여자 골프 명예의전당에 입회한 전설들과 함께 시타자로 나섰다.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선 박세리는 네 선수 중에서 가장 먼저 티샷을 날렸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에서 여성으로서는 가장 먼저 시타를 한 것이다. 메이저대회 5승을 포함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25승에 빛나는 박세리가 이 골프장에서 샷을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때 금녀의 공간이었던 이곳에서 샷을 날린 여자 골프 전설들은 감개무량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세리는 “이번 대회가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골퍼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페즈는 “눈물을 참으려고 애썼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이 정말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렌스탐 역시 “신성한 오거스타에서 티샷 하는 순간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환상적이고 역사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대회 첫 우승은 10언더파 206타를 친 여자 아마추어 골프 세계랭킹 1위 제니퍼 컵초(22·미국)가 차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