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 간 균등한 기회 부여…능력 위주 등용" 육사 41기 총장 발탁…후속 인사 물갈이 전망 육군 지작사·작전사 모두 비육사 출신 지휘 공군 '기수 파괴' 대신 안정…33기 중장 진급 해병대 사령관 관례와 달리 1기수 후배 발탁 지난해 해군총장 파격인사로 속도 조절한 듯
8일 단행된 군 사령관급 인사는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려는 현 정부의 군 인사 정책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수 파괴나 사상 첫 비(非)육사 출신 육군참모총장 탄생이라는 파격적 결과는 아니었지만 출신 간 균등한 기회를 주면서도 능력에 초점을 맞춘 인사라는 평가다.
정부는 이날 육군참모총장에 서욱(57·육사41기)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중장), 공군참모총장에는 원인철(58·공사32기) 합참차장(중장), 연합사령부 부사령관에 최병혁(56·육사 41기) 육군 참모차장(중장), 지상작전사령관에 남영신(57·학군23기) 군사안보지원사령관(중장), 해병대사령관에 이승도(55·해사40기) 국방부 전투준비태세검열단장(소장)을 각각 진급 및 보직하는 것으로 내정했다.
국방부는 “이번 인사는 서열 및 기수, 출신 등 기존 인사관행에서 탈피해 출신 간 균등한 기회를 보장하고 오직 능력 위주의 인재를 등용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육사의 아성은 무너지지 않았다. 인사가 발표 전까지만 해도 비육사 출신 여러 후보군이 거론됐으나 결국 김용우 총장의 2기수 후배인 서욱 합참작전본부장이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현 정부 들어 군 요직에는 해·공군과 비육사 출신이 대거 중용되는 등 파격 인사의 연속이었다. 국방부 수장은 해·공군이 번갈아 맡았다. 군 최고 서열인 합참의장도 공군과 비육사 출신에게 맡겨졌다.
이에 따라 군내 기득권을 허물기 위해 비육사 출신이 육군총장에 오를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서욱 본부장이 내정되면서 ‘육군참모총장=육사 출신’이라는 전통은 유지됐다.
육사 배제가 뚜렷한 상황에서 육군총장까지 비육사 출신이 임명될 경우 ‘군심(軍心)’이 크게 요동칠 것을 우려한 인사로 풀이된다.
남 사령관은 불과 반년 만에 대장 진급과 함께 육군 병력의 70%가 넘는 기존 1·3야전군 사령부를 통합한 지작사령부를 맡게 됐다.
여기에 3사관학교 출신 황인권(56·3사20기) 제2작전사령관(대장)도 유임되면서 육군의 양대 전투사령부는 모두 비육사 출신 사령관이 지휘하게 됐다.
다만, 육군 대장 인사에서 한 기수를 건너뜀에 따라 이달 말께로 예상되는 중장급 이하 후속 장성급 인사도 인적 쇄신을 위한 세대교체 성격이 짙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정수 수도방위사령관(중장), 안영호 1군단장(중장), 김승겸 3군단장(중장) 등 42기 이하 대대적인 보직 이동과 진급이 예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후속 인사들은 인사 폭과 절차에 의해서 일정 판단 중”이라며 “각 군의 추천과 국방부 제청을 통해서 시행이 되게 된다”고 전했다.
원인철 차장의 동기인 이건완 공군작전사령관(중장)이 전역하게 되면서 공사 33기 소장급 인사들의 중장 진급과 더불어 합참의 주요 공군 보직도 새 얼굴로 채워질 전망이다.
다만 해병대사령관(중장)의 경우, 통상 해군참모총장보다 2기수 아래에서 임용된 관행과 달리 1기수 아래인 이승도 국방부 전비태세검열단장(소장)을 내정됐다.
해병대사령관 인사의 경우, 지난해 해군 인사가 파격적으로 단행되면서 오히려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내정자는 심승섭 해군참모총장보다 1기수 아래인 해사 40기다.
출신지별로 보면 서욱 육군총장 내정자는 전남 광주이고, 원인철 공군총장 내정자는 서울, 최병혁 연합부사령령관 내정자는 경기도 화성, 남영신 지작사령관 내정자는 울산,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은 강원도 홍천 등 특정지역의 쏠림은 보이지 않았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이번 인사를 계기로 국방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확고한 대비태세를 확립함으로써 국민이 신뢰하는 강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