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이슬람계 하프타르 반군 사령관, 유엔 휴전요청 무시 대대적 공격 정부군 반격… 사망자 50여명 달해 러-사우디-UAE는 반군 지지 美-유럽 겉으론 정부군 지지하지만 석유 등 이해 얽혀 어정쩡한 태도
미군 일시 철수 7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서쪽의 잔주르에서 미 해군 수륙양용 함정이 철수하기 위해 출항하고 있다. 미 아프리카사령부는 이날 리비아의 안보 상황 악화를 이유로 일시적 병력 철수를 발표했다. 정부군과 군벌 사이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리비아가 8년 만에 다시 내전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잔주르=AP 뉴시스
○ 반군 이끄는 하프타르
터키와 카타르 등은 ‘풀뿌리 이슬람운동’을 주창하고 있는 정부군을 지지한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왕정국가는 ‘왕정 타파’를 외치는 정부군보다는 반(反)이슬람주의자라도 하프타르가 낫다는 계산 아래 동부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트리폴리 진격 선언 직전 사우디를 방문해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과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서방의 엇갈린 계산
미국은 통합정부군을 지지하면서도 ‘석유’를 이유로 하프타르와도 연결고리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하프타르의 군사 공격에 반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5일 뉴욕타임스(NYT)는 “리비아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며 트럼프 행정부는 리비아의 석유 생산량이 미국 물가를 낮추는 데 중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리비아 교전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해 8일 뉴욕시장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비아는 지리적으로 난민들이 유럽으로 향하는 통로여서 물밀 듯 몰려드는 난민을 막기 위해서라도 양쪽 모두와 잘 지내야 한다. 특히 프랑스는 오랫동안 하프타르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역시 하프타르를 지지하는 러시아도 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반군의 트리폴리 진격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채택하려는 것을 저지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