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판매책에 수십만원 무통장 입금 CCTV 확보 경찰 투약 횟수 조사 중…국과수에 모발 등 감정 의뢰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씨가 필로폰을 구매한 증거를 없애기 위해 무통장 입금 방식의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하씨가 지난 달 중순 마약 판매책의 계좌에 수십만원을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하씨는 마약을 산 증거를 없애기 위해 무통장 입금 방식으로 돈을 보냈고, 이 거래 과정이 담긴 하씨의 모습이 은행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것으로 전해졌다.
구매한 필로폰의 양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하씨가 입금한 금액과 현재 필로폰 시세를 미뤄봤을 때 성인 남성 한 명이 적어도 수 차례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하씨가 마약을 구매한 경로로 알려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등에서는 필로폰 0.1g당 약 1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0.1g은 성인 남성이 3~4차례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알려졌다.
하씨는 “구매한 필로폰을 한 차례 투약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경찰은 하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투약 횟수를 조사 중이다. 아울러 이전에도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간이검사에서는 마약을 투약한 뒤 열흘이 지나면 음성 반응이 나온다.
경찰은 장기간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하씨로부터 임의제출 받은 소변과 모발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조사를 마친대로 하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영장 신청은 이날 늦은 오후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경기남부청 사이버수사대는 하씨의 마약 투약 의혹 첩보를 입수하고 전날 오후 4시10분께 서울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그를 체포했다.
경찰은 하씨를 체포한 직후 하씨의 서울 자택에서 필로폰 투약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를 발견했다. 필로폰 등 마약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씨는 지난 1997년 한국인으로 귀화한 원조 귀화 외국인 방송인이다.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사용해 주목받았다.
【수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