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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경험의 진화를 위한 새로운 시작, LG G8 씽큐

입력 | 2019-04-09 19:00:00


LG G8 씽큐.(출처: IT동아)


스마트폰이 주는 경험은 기본이 확립된 이후 큰 변화를 주기 어려웠다. 성능이 향상되면서 얻는 변화, 부품의 개선으로 얻는 외적 변화 등이 그렇다. 동시에 스마트폰은 사용 경험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히 하나의 화면이 아니라, 여러 화면을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을 실행할 수 있도록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이와 반대로 입력 단계에서의 변화를 통해 경험의 진화를 이루려는 노력도 존재한다. 지금 소개할 LG G8 씽큐(ThinQ)가 대표적. 이 스마트폰은 일반적인 터치 방식도 중요하지만 터치를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는 대체 조작 방식을 함께 제안하고 있다.

G8 씽큐의 핵심은 '경험의 진화'

LG의 새로운 스마트폰은 많은 변화의 흐름을 담아냈다. 특히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변화를 주고자 노력한 흔적들이 있다. 그 중심에는 3D 카메라를 활용한 '에어 모션(Air Motion)'이 있다. 이름 그대로 터치 스크린에 손을 대지 않고도 주요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마치 최신 BMW 차량(5·7시리즈 등)에 탑재된 제스처 컨트롤 같은 것과 유사하다.

처음에는 에어 모션이 활성화 되어 있지 않으므로 설정에서 설정을 해줘야 한다.(출처: IT동아)


처음에는 에어 모션이 활성화 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출고된다. 때문에 이를 사용하려면 <설정> 내 <일반> 항목에 제공되는 <에어 모션>에 접근해 기능을 활성화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된다. 기본적으로 3가지 제거 관련 기능이 있으며,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켜고 끄면 된다. 또한, 해당 메뉴 내에는 사용 방법이나 도움말 등이 있으므로 어떻게 사용하는지 한 번 훑어보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에어 모션은 터치하지 않고도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을 품었다.(출처: IT동아)


에어 모션은 크게 4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 전화 및 알람 제어 ▲ 자주 쓰는 앱 실행(2개) ▲ 화면 캡처 ▲ 음량 및 동영상 재생 제어 등이다. 그러니까 사용자의 손을 인식해서 전화를 받거나 자주 쓰는 앱을 실행하고, 화면을 저장하고, 음량을 조절하는 등의 기본적인 조작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지만 적응하면 쉽게 다룰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터치 조작이 쉽지 않을 때)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손바닥을 앞에 대면 작은 막대가 나타나는데 이 때 손가락을 오므리면서 거리를 벌리면 에어 모션이 작동한다.(출처: IT동아)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손바닥이 디스플레이 상단에 가까이 있으면 화면 끝에 작은 막대 하나가 나타난다. 이는 카메라가 손가락을 인지했음을 의미한다. 이 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손가락을 모으면 화면 상단에 바로가기 아이콘이 좌우에 나타난다. 화면에서 약 15cm 정도 떨어진다는 느낌으로 손가락을 모으면 인식이 잘 된다. 손가락을 너무 모아도 안 된다. 대략 탁구공을 손가락으로 잡는다는 느낌이 좋다.

이후, 손을 좌우로 움직이는 것으로 지정된 애플리케이션 실행이 가능하다. 같은 방식으로 전화를 받거나 알람을 비활성화 할 수 있다. 화면을 캡처하려면 손가락을 인식시킨 상태에서 더 오므리면 된다. 음악이 재생되는 상황이라면 손가락을 오므린 상태에서 다이얼을 좌우로 돌리는 느낌으로 움직이면 음량 조절이 이뤄지며, 동영상이 재생되는 상황이라면 좌우로 움직이는 것으로 재생과 일시정지 명령을 할 수 있다.

대략 12cm 정도 떨어진다는 느낌으로 손가락을 적당히 오므리면 쉽게 인식한다.(출처: IT동아)


에어 모션은 잠재력이 큰 기능이라 할 수 있다. 지금으로는 좌우 혹은 손목을 움직이는 형태로 조작이 되지만 업데이트를 통해 상하 조작이 더해질 수도 있으며, 다른 움직임을 인식시켜 조작 범위를 확장시킬 가능성도 있다.

'버튼 빼면 돌출된 곳이 없다' 일체감 살린 디자인

중요한 것은 디자인. 버튼을 제외하면 위로 돌출된 곳이 없을 정도로 일체감을 최대한 살렸다. 심지어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오다)' 조차 없다. LG전자는 이를 '언더 글래스(Under Glass) 디자인'이라고 하는데 타 스마트폰에 비해 두드러지는 특징이라 말할 수 있다. 여기에 4면 밴딩 글래스 공법을 통해 완전한 일체감을 전달한다. 자연스러운 그립감을 제공하는 것은 덤.

디자인 자체는 G7 씽큐 이후의 LG 스마트폰과 비슷하다.(출처: IT동아)


심지어 기기 상단에 존재했던 스피커도 없어져 일체감을 최대한 살렸다. 상단 스피커를 없앤 것은 G8에서 처음 시도되는 '크리스탈 사운드 올레드(Crystal Sound OLED)' 기술 때문이다. 작은 스피커에서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닌 화면 전체가 스피커가 되는 방식인데, 통화를 하거나 콘텐츠를 감상할 때에도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크기는 가로 71.8mm, 세로 151.9mm, 두께 8.4mm로 G7 씽큐(71.9 x 153.2 x 7.9mm) 대비 면적은 줄었지만 두께가 0.5mm 늘었다. 하지만 큰 의미를 부여할 정도의 수치는 아니고, 실제 사용감에 영향을 끼치지도 않는다. V40 씽큐(75.8 x 158.7 x 7.7mm)와 비교해도 크기는 작아지고 두께는 소폭 늘어난 정도에 머문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일체감을 살린 디자인 덕에 손에 쥐는 맛은 좋다. 버튼 역시 엄지와 검지가 닿는 곳에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사용하기에 어려움 없다. 무게는 167g 가량으로 약간의 묵직함은 있지만 무겁다고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다. G7 씽큐(162g)와 V40 씽큐(169g)와 큰 차이가 없어서다.

후면 디자인은 G8 씽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돌출된 부분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 되어 있다.(출처: IT동아)


디스플레이는 6.1인치, 해상도는 3,120 x 1,440이 제공된다. 기존 G7 씽큐에는 액정 디스플레이(LCD) 기반이지만 이번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채용됐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대부분 스마트폰이 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하고 있다 보니까 시대의 흐름을 따른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LG 디스플레이가 개발한 OLED 디스플레이는 밝고 선명하다. 최대 19.5 : 9 비율의 OLED 풀비전(FullVision)으로 조금 더 넓은 화면 영역을 경험할 수 있다. 세컨드 디스플레이를 활성화 했을 때에 해당 화면비를 쓸 수 있지만, 쓰지 않는다면 18.9 : 9 비율의 화면비가 제공된다. 이 부분은 사용자가 설정 메뉴에서 임의 선택 가능하다.

더 세밀하고 풍성해진 오디오

LG 스마트폰의 강점 중 하나는 사운드 품질이었다. 스마트폰 내에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DAC)를 탑재하기 시작하면서다. G 시리즈에서는 LG가, V 시리즈는 뱅앤올룹슨(B&O)가 음색을 세부 조율했다면 V40 씽큐 이후에는 영국 하이파이 오디오 브랜드인 메리디안(Meridian)과 협업해 소리를 조율하고 있다. G8 씽큐도 메리디안이 소리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접 이어폰(슈어 SE535)과 헤드폰(미터스 OV-1B)을 연결해 음악을 감상해 보니 LG 스마트폰 답게 풍부한 소리를 경험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V40 씽큐 대비 음량이 올라갔다는 인상을 받았다. 동일한 환경 내에서 청음했을 때 G8 씽큐가 조금 더 음량이 높다. 그 때문에 표현력이 더 풍부해졌다는 느낌을 준다.

뛰어난 오디오 재생 능력은 여전하다.(출처: IT동아)


오디오는 기본 제공되는 이어폰을 사용해도 만족감이 높지만 성능이 뛰어난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듣는다면 즐거움이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무선 이어폰·헤드폰 등을 활용할 때에도 이점이 있다. 보유한 무선 기기가 aptX 혹은 aptX HD, LDAC 등을 지원한다면 연결 가능하기 때문.

붐박스 오디오는 크리스탈 사운드 올레드(Crystal Sound OLED) 기술 덕에 깊이가 더해졌다. 기존 붐박스는 의도 자체는 좋았지만 진동이나 스피커 구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에는 스테레오 디스플레이 스피커 기반으로 기존과 다른 소리를 들려준다. 잡음이 상대적으로 많이 줄면서 표현력은 조금 더 풍성해졌다.

여전히 뛰어난 카메라

카메라 성능도 개선이 이뤄졌다. 우선 사양을 보면 기본적으로 후면에 3개, 전면에 2개를 배치해 두었다.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렌즈가 더 늘었고, 단순 수로만 비교하면 V40 씽큐와 같다. 그러나 세부 구성으로 접근하면 전면 카메라 구성에 변화가 존재한다. 이 변화가 어떻게 보면 G8 씽큐의 핵심 기능을 잘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우선 후면 카메라를 살펴보자. V40 씽큐와 마찬가지로 3개의 카메라는 각각 광각, 표준, 망원 영역을 담당한다. 단순히 렌즈 하나에 광학 줌 배율을 높이면 덩치가 커질 수 밖에 없으니 크기를 줄이면서 다양한 촬영 영역에 대응하기 위한 최적의 접근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스마트폰 카메라들이 수를 늘려 다양한 영역을 처리하는 형태로 변화 중이다.

3개의 렌즈를 통해 다양한 화각의 사진 및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위부터 광각·표준·망원으로 촬영한 것.(출처: IT동아)


사양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광각 렌즈는 1,600만 화소로 두 렌즈(각 1,200만 화소)에 비해 가장 많은 화소 집적도를 갖는다. 조리개는 최대개방 f/1.9로 밝게 설정해 두었다. 초점거리 16mm로 화각은 107도 가량이다.

표준 렌즈는 1,200만 화소 사양으로 조리개는 f/1.5를 제공해 가장 밝다. 화각은 78도 정도로 표준이라고 하지만 사실 광각 영역에 속한다. 실제 초점거리 역시 25mm 정도로 기록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표준 영역이라면 흔히 35~70mm 정도의 초점거리(화각 40~60도 사이)를 이야기하는데, G8 씽큐에서의 표준은 피사체를 더 넓게 담는다고 보면 되겠다.

망원 렌즈도 표준과 동일한 1,200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넣었다. 조리개는 f/2.4로 망원 영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밝은 편. 화각은 45도 가량인데, 이 렌즈가 실제 카메라에서는 표준 영역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정보에서도 초점거리 50mm로 등록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표준과 마찬가지로 망원이라고 봐도 문제는 없을 듯 하다.

사진 품질 자체로는 기본 이상을 해낸다. 광각, 표준, 망원 모두 기본 이상의 화질을 보여준다. 사실 주간에서는 대부분 카메라들이 제 성능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광량이 많은 부분에서 얼마나 흰색을 혹은 원래 색상을 잘 지켜내는가 여부에 있다. 조명이 많은 실내, 노출차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야간 촬영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실력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G8 씽큐로 여수산업단지 일부를 촬영한 것. 노출차가 큼에도 풍경을 잘 담아낸다.(출처: IT동아)


그런 점에서 G8 씽큐의 강점은 두드러진다. 노출차가 드러나는 야경을 깔끔하게 담아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과거 스마트폰이라면 조명이 있는 부분은 모두 하얗게 사라지고 어두운 부분과 중간 노출 지점에는 컬러 노이즈(본래 색을 담지 못하고 지저분하게 처리됨)가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G8 씽큐도 그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지만 최대한 억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기능도 V40 씽큐와 마찬가지로 충실하다. 야경 사진을 인공지능으로 잘 처리해내는 저조도 HDR이나 후보정 효과들도 다양하게 제공한다. 각 렌즈 변경도 화면 상단에 있는 아이콘(나무모양)을 터치하면 바로 바뀐다. 최대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동영상 촬영 기능도 잘 갖춰 놓았다. 4K 촬영도 최대 60프레임(1초당 60매 기록)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일반 4K 및 4K 60 프레임 촬영 시 시간 제한이 존재한다. 일반이 10분, 60 프레임이 6분 정도가 제공된다. 풀HD는 메모리 용량이 가득 찰 때까지 촬영할 수 있다. 아무래도 처리 성능이나 발열 등을 고려한 것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

안정과 모험 사이

성능 자체로는 아쉬움이 없다. 퀄컴 스냅드래곤 855 플랫폼에 6GB 용량의 주 메모리, 128GB 용량의 저장장치 구성을 바탕으로 게임을 즐기고 음악을 듣거나 기타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때 답답함을 느끼지 않도록 해준다. 배터리는 3,500mAh 용량으로 테더링(스마트폰 무선 데이터 통신)이나 기타 무선 기능을 여럿 활성화한 것이 아니라면 적당한 수준이다.

LG G8 씽큐.(출처: IT동아)


G8 씽큐의 핵심은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진화를 위한 모험을 시도했다는 점에 있다. 다소 적응이 쉽지 않겠지만 익숙해지면 이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특히 터치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자 할 때, 에어 모션은 의외의 만족감을 주었다. 평상시에는 “이걸 어디다 써?”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막상 필요할 때는 확실한 능력을 제공한다.

아쉬운 부분보다는 앞으로의 업데이트와 개선점이 느껴진다. 에어 모션과 운영체제 인터페이스의 강화가 그것. 현재 양쪽으로 활용 가능한 에어 모션을 상하좌우로 확대하고, 모션의 활용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업데이트가 이뤄진다면 완성도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인터페이스도 사용자가 더 직관적인 형태로 다룰 수 있게 제공해준다면 좋겠다. 더 분발해 주었으면 한다.

이제 LG는 완전한 투트랙 전략을 취하기 시작했다. 이제 LTE(4G) 환경에서는 G 시리즈가 핵심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되었다. G8 씽큐는 그 시작을 여는 제품으로 중요도가 높다. 이를 고려했는지 새로운 기능과 완성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곳곳에 엿보인다. 안정적인 성능, 그 기반 위에 있는 기능들을 다양하게 다루고자 한다면 G8 씽큐는 둘도 없는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라 전망된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