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대출상품 판매 일시 중단 속사정은…

KT 대주주심사 통과 못 할 상황 대비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KT의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11일부터 ‘직장인K’ 등 인기 대출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이뱅크는 9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작장인 마이너스 통장’과 ‘직장인K 신용대출’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서는 “대출신청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KT의 대주주적격성 심사와 관련이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KT가 금융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대출을 중단했다는 관측이다. 현재 케이뱅크의 지분 10%를 가진 KT가 금융위원회 ‘한도초과보유 승인심사’에 통과하면 지분을 34%까지 늘려 대주주가 될 수 있다. 케이뱅크의 증자여력도 그만큼 늘어난다. 그런데 KT의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심사 통과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케이뱅크는 9일 5920억 원의 신주 청약예정일을 11일에서 5월 23일로, 증자대금 납입일을 25일에서 5월30일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대출상품 판매 일시 중단에는 증자 연기에 따른 자본금 부족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케이뱅크는 2017년 출범 3개월 만에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했었고, 지난해 11월에도 자본금 부족으로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했다가 한 달 만에 재개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