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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포커스] ‘바늘구멍’된 특별승급…이젠 강자의 증거

입력 | 2019-04-10 05:45:00

19기 엄정일(왼쪽)-20기 이강토.


■ 광명 13회차까지 특별승급 10명뿐

3개 회차 연속 1·2착…점차 감소
엄정일·이강토 특선급 다시 승급


경륜에서 특별승급은 선수에게 재도약 발판을 마련해 주기 위한 제도다. 3회차 연속 1착 또는 2착한 선수가 상위 경주등급 및 해당 경주등급 결승에서 3번 이상 1착 또는 2착한 경우에 1개 등급을 승급한다.

광명기준 13회차까지 선발·우수급을 통틀어 특별승급에 성공한 선수는 10명에 불과하다. 해가 갈수록 인원이 줄어 특별승급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2019년 상반기 때 우수급에서 선발급으로 17명, 특선급에서 우수급으로 19명이 내려가 총 36명이 강급됐다. 이들 역시 승급요건 강화와 선수들의 기량 평준화로 특별승급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최근 선발급에서 특별승급을 이룬 선수들은 이주현, 이형민, 설영석, 손재우 총 4명. 3명은 24기 신인이고, 설영석만 신인들과 강급자들을 따돌리고 승급에 성공했다. 여기에 특별승급 대상자였던 하동성, 정승까지 포함해도 6명에 불과하다. 특별승급한 4명을 살펴보면 모두 우수급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선행, 젖히기 능력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자력승부가 되지 않으면 상위등급으로 올라가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수급에서 특선급으로 올라간 선수는 이유진, 전종헌, 엄정일, 이강토, 엄희태, 홍의철 총 6명이다. 이중 상반기 등급조정 때 강급됐다가 다시 올라간 선수는 엄정일, 이강토 뿐이다. 강급자 중 고병수와 김민균은 특별승급에 도전했으나 마지막 관문을 뚫지 못했다.

강급자들만이 특별승급에 성공했던 과거와 달리 기존 강자들이 오히려 강급자들을 실력으로 제압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수급도 선발급과 마찬가지로 자력형들이 눈에 띄는 활약상을 보였다. 자력이 안되는 선수라도 노련한 전종헌이나 이유진처럼 라인전환과 몸싸움 통해 전법적인 한계를 극복하면 특별승급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특별승급한 선수들이 상위 라운드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 하다. 이형민은 승급한 첫 회차 마지막 날 경주에서 강력한 선행 한방으로 강축인 김정태를 따돌리고 2착하며 쌍승식 20.3배 중배당을 낳았다. 엄정일은 승급 첫 날 호쾌한 젖히기로 우승해 쌍승식 321.7배 고배당을 탄생시켰다. 특별승급이라는 관문만 뚫는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사례다.

‘명품경륜 승부사’ 이근우 씨는 “특별승급 요건을 갖추기만 해도 대단한 선수로 평가하는 것이 경륜판도다”며 “연속입상 행진을 이어가거나 자력승부를 통해 결승까지 접수하는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는 훈련량과 컨디션, 자신감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어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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