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키움 선발 이승호가 1회초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너무 잘해주고 있지 않나요? 1선발급이죠.”
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은 좌완 이승호(20)의 올 시즌 첫 선발등판을 평가할 때 이와 같은 말을 남겼다. 3월 2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이승호가 남긴 기록은 7이닝 2실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영건’에게 장 감독은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그런데 장 감독의 이승호에 대한 기대는 시즌이 지날수록 ‘의외성’이 아닌 ‘지속성’ 부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승호가 선발등판하는 경기마다 늘 제 몫 이상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호에게는 이제 ‘QS’라는 기록이 꽤 익숙하게 붙는다. 올 시즌 세 번의 선발등판에서 모두 QS를 챙겼다. 첫 등판인 두산전에서 7이닝 2실점, 두 번째 등판인 2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6이닝 4실점(3자책점)을 마크했다.
키움의 선발진 5명 중 3연속 QS를 기록한 투수는 이승호가 유일하다.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 최원태, 안우진은 등판한 경기에서 매번 QS를 기록하진 못했다. 4선발이라고 하기에는 이승호의 활약이 다른 4명과 비교해 돋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날 이승호는 시작이 썩 좋진 못했다. 1회 선두타자 김민혁과 3번타자 강백호를 모두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후속타자 유한준과 윤석민에게 연속안타를 맞으면서 2실점해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2회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구위를 되찾기 시작했다. 세 타자를 상대로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한 뒤 3회 2아웃까지 순항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솔로포를 내줬으나 이후 유한준을 범타로 돌려세웠고, 4회에는 다시 삼자범퇴를 만들며 안정감을 보였다. 5회와 6회에도 안타를 각각 한 개씩만 맞았을 뿐 큰 위기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키움은 불펜투수 한현희~오주원~신재영~조상우가 차례대로 등판해 7-3의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이승호는 세 경기 만에 올 시즌 첫 승을 신고하게 됐다. 이 승리는 2018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챙긴 ‘선발승’이었다. 이승호의 호투를 앞세운 키움은 7승7패를 마크하며 승률 5할에 복귀했다.
고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