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악화와 부동산 거래 감소로 세금이 당초 예상보다 덜 걷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무당국은 기업들이 지난달 말까지 납부한 2018년분 법인세가 정부의 계획만큼 걷히지 못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3%포인트 높아졌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기업 실적 악화로 납부 세액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다. 전체 세수의 24%를 차지하는 법인세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올해 세수에도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여기에다 부동산 거래절벽에 따른 양도소득세 및 취득세 감소도 예상된다. 이미 1월 소득세 세수 진도율은 지난해 동기보다 0.7%포인트 줄었다. 3대 세수인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가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큰 폭의 초과 세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세수 상황이 이런데도 올해 정부는 소득 재분배와 혁신성장 등을 위해 지난해보다 9.5%나 증가한 470조 원의 ‘슈퍼예산’을 편성한 데 이어 내년에는 500조 원이 넘는 ‘초(超)슈퍼예산’을 예고하고 있다. 국세 수입이 연평균 6%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근거로 나온 숫자들이다.
해마다 정부 지출은 급증하는데 예상과 달리 세수가 충분치 않으면 결국 정부가 적자국채 발행 등을 통해 직접 빚을 늘릴 수밖에 없다. 이미 정부의 직접 부담인 국가채무를 포함해 국가부채는 지난해 1700조 원에 육박했다. 20년 전 외환위기와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것은 국가 재정이 건전했기 때문인데, 재정 건전성마저 흔들리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흔들릴 수 있다.